백우현 경상대 화학과 교수
27년간의 교직 생활 마치고 정년퇴임
원적외선·황토연구의 권위자
경상대 연구실 원적외선 연구의 ‘산실’
‘앞서가는 사람에게는 시기와 질투로 인한 시비도 많고 어려움도 많지만 누군가는 앞서가야 한다-원적외선연구실’
우리나라 원적외선 황토연구의 권위자인 백우현 경상대학교 화학과 교수 연구실의 한쪽 벽면에는 이 같은 글귀가 붙어있다. 27년간의 교수 생활을 마치고 오는 2월 정년퇴임을 하게 되는 백 교수는 지치고 힘들 때마다 이 글귀의 의미를 되새겼다고 한다.
백우현 교수의 원적외선 연구실은 원적외선이나 황토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방문해 본 적이 있을 정도로 유명한 곳이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일본 등 외국 손님들도 이 곳을 많이 찾았다. 일반적인 대학연구실과는 다른 분위기를 주고 있는 원적외선연구실도 백 교수의 정년퇴임과 함께 아쉽지만 정리가 될 예정이다.
“미국에서 열린 미국계 한국과학자학술대회에 참가하고 충격을 받아 가족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24시간을 연구실에서 지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 이런저런 오해를 받기도 했고 연구실에 화재가 발생하여 위험했던 적도 있습니다.”
여러 가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백 교수는 원적외선연구실을 우리나라 원적외선 산업 발전과 연구개발의 산실로 만들었다.
백우현 교수는 물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하여 ‘Far
-Infrared Spectroscopy´ 책자를 통해 원적외선 이론을 터득하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신토불이, 즉 흙과 신체의 연관관계를 고민하던 과정에서 황토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79년 경상대학교에 부임하면서부터 백 교수는 원적외선과 황토에 대한 연구를 본격화하여 27년간 많은 연구개발 실적과 논문, 특허 등을 내놓았다.
“낮에는 수업을 하거나 다른 일들을 진행하지만 밤 12시부터 새벽 5시까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저만의 연구시간을 가졌습니다. 힘들기도 했지만 제 스스로 훈련을 한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했다고 생각합니다” 백 교수가 질과 양에서 최고 수준의 원적외선 연구실적을 갖게 된 것은 이와 같이 남에게는 쉽게 보이지 않는 백 교수만의 연구에 대한 열정 때문으로 보인다.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기 위한 방법으로
원적외선과 황토 연구
백우현 교수가 이처럼 원적외선과 황토 연구에 대한
열정을 보인 이유는 무엇인가? 이에 대해 백 교수는 “자연속의 인간의 존재는 너무나 나약하여 인간이 잘 살기 위해서는 자연과 공존하거나 타협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자연의 제 현상에 대해 감각과 통찰력을 가지고 분석하고 풀어나가야 합니다. 우리 몸에 너무나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 황토의 신비를 헤쳐보고 싶은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었으며 이것이 과학자의 자세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설명한다. 또 “우리나라는 연구개발까지는 가지만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드는 단계에까지 이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훌륭한 연구를 했다면 그 결과물로 반드시 소비자에게 사랑받는 제품을 개발해야 할 것”이라며 “다양한 원적외선 제품과 황토 관련 제품을 개발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건강을 생각할 수 있게 해 준 것에 긍지감을 느낍니다”라는 말도 덧붙인다.
원적외선 인체에 미치는 영향 규명작업 부족 아쉬워
27년간 학교와 산업현장을 뛰어다니며 수많은 활동을 했던 백우현 교수는 정년퇴임을 맞은 시점에서 그 동안의 활동과 관련해서 아쉬움도 많다고 한다. 백 교수가 느끼는 가장 큰 아쉬움은 원적외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실제로 규명하는 작업이 부족했다는 점이다. 물론 이 같은 주제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었지만 좀 더 실질적으로 과제를 수행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아쉬움은 오랫동안 한 분야에 매달리면서 자신의 연구를 지속시켜줄 연구원을 키우지 못했던 점이다. 이 밖에, 최근 황토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황토를 마구잡이로 파내고 있는 실정에 대해서도 백 교수는 아쉬움을 느낀다고 한다. “다양하게 응용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막 쓰면 안됩니다. 우리의 좋은황토를 보존하는 데도 힘을 써야 합니다”
백우현 교수는 정년퇴임 후에도 활발한 활동을 중단없이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 동안은 대학교수의 특성상 수업에도 신경을 써야 하고 기초 연구도 해야 했지만 이제는 프리랜서 연구자로서 제품 개발에만 주력할 계획이다. 현재 백 교수는 일본 Shop 홈쇼핑에 한국산 황토팩과 비누 등을 런칭하는 일을 추진중이라고 한다. “올해 약 30억원의 황토제품이 일본으로 수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원적외선과 황토에 대한 연구 중단없이 지속할 것
이밖에도 백우현 교수를 찾고 있는 곳이 많다. 합천한과 부설연구소, 하동 황토박물관 등에서 백우현 교수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으며 장호원에 원적외선 건강랜드를 설립하는 계획도 갖고 있다. 백우현 교수는 “일단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일본 홈쇼핑과의 일에 주력할 것이며 앞으로도 원적외선 황토와 관련된 일을 활발히 할 것”이라며 “또 우리나라 원적외선의 큰 과제인 원적외선학회를 만드는 일도 계속 추진할 것입니다”라고 계획을 밝혔다.
27년간 연구생활을 하는 동안 연구가 잘 안풀려 힘들었던 적도 있고 혼자라서 외롭고 고독하기도 했다는 백우현 교수에게 정년퇴임은 연구의 끝이 아닌 좀 더 자유롭게 연구 활동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백우현 교수는 “죽는 날까지 원적외선과 황토에 대한 연구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의지가 담긴 말로 마무리를 지었다.
박미선 기자
사진1. 백우현 교수
사진2. 경상대 원적외선 연구실 전경
<백우현 교수 약력>
학 력
1961년 02월 안동 경안고등학교 졸업
1970년 02월 동국대학교 화학과 졸업
1973년 02월 동국대학교 대학원 화학과 석사과정 수료(이학석사)
1988년 02월 동국대학교 대학원 화학과 박사과정 수료
1997년 11월 러시아 과학원 명예 이학박사학위 취득
주요 경력
1979. 05~2005. 12 현재 경상대학교 화학과 전임강사-교수
1982. 03~1984. 02 경상대학교 자연과학대학 학생과장
1988. 03~1989. 02 한국과학 기술원 교환교수
1991. 03~2001. 04 러시아 과학원 무기화학연구소 연구교수
1991. 03~1993. 04 경상대학교 부속 전자계산소장
학회 활동 경력
1982. 03~1984. 02 대한화학회 서부경남 지부장 역임
1989. 03~1990. 04 EurAsia Chemical Conference
제정분과 위원장 역임
1998. 04~2000. 04 한국 환경과학회 회장 역임
2000. 05~2005. 11 현재 한국환경과학회 고문
1998. 01~2005. 11 현재 한국노벨과학상 수상지원본부 정회원
2003. 01~2003. 12 대한화학회 기획부장 역임
2001. 03~2005. 12 현재 전국과학기술인협회
원적외선 운영위원회 위원장
2004. 11~2005. 12 사단법인 과학문화연구원 연구위원
포 상
1984. 12. 05 문교부장관 표창
1986. 04. 26 대한화학회 교육 진보상 수상
1989. 10. 20 경상대학교총장 표창
1996. 12. 13 한국방송공사 지역대상 수상(환경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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