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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 짓는 젊은이, 흙과 함께한 30년
  • 편집부
  • 등록 2003-07-05 16:55:06
  • 수정 2016-04-16 07:3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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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관 여덟번째 수레질 항아리전 2003. 4. 16 ~4. 22 한국공예문화진흥원 별관 1층 전시장 글/조현주 한국공예문화진흥원 전시유통부장 박순관의 작품은 흙의 본질에 가장 근접한 모습을 보여준다. 도자예술의 매력이라 함은 자연에 가장 가까운 재료를 통해 자유로운 표현방법으로 제작되며 제작 후 초벌과 재벌의 2차 소성과정을 통해 작가의 손을 떠나게 되는 과정을 거친다는 점이다. 가마 소성과정 중 발생하는 불이 만들어내는 우연의 효과와 가변성은 예측하기 어려우며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낸다. 박순관은 흙과 함께한 지 30년이 넘은 중견작가이며 ‘독 짓는 젊은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이 별명은 그의 첫 전시회 때 작가 황순원이 붙여주었으며, 그 후 20여 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젊은이라는 호칭이 모순스럽기도 하지만 옹기에 대한 그의 사랑과 열정은 세월과 공간을 초월한다. 그는 옹기를 통해 우리의 전통적인 토속미를 끌어내며 우리 민족의 감성에 가까운 미감을 끌어낸다. 이번 개인전을 통해 선보였던 작품들도 그런 점을 간과하지 않았으며 자연스런 형태미와 기능미 살린 항아리와 다관, 다완 등으로 점점 메말라 가는 우리네 마음을 치유하며 위로를 주는 듯 했다. 특히 불이 그려놓은 변화무쌍한 표면의 색깔들은 인간의 손을 떠난 가마공간에서 이루어지는 행위로써 마술과 같은 효과로 작가도 예상치 못한 결과를 가져온다. 이러한 결과들은 작가를 더욱 더 작품의 세계로 매료되게 하며 감동시킨다. 작가의 경우 작품을 제작할 때 자연의 변화무쌍함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의도적인 기교를 내기도 한다. 그는 소성을 할 때 항상 많은 실험들을 동반하며 때로는 톱밥을 이용하기도 하고 조개껍질을 붙이기도 하며 또 기물 앞에 불막이용 그릇을 두어 불의 흔적을 남기게 하기도 한다. 또한 그가 옹기를 만들 때 하는 수레질─밖에서 기물을 두들기는 수레와 이때 안에서 받쳐주는 도개를 이용하여 그릇을 만드는 일─은 기물의 표면처리에 다양한 표정을 만들어 준다. 그 과정을 통해 생겨나는 도개와 수레의 무늬들은 기물 안과 밖의 표면에 독특한 질감을 형상화한다. 그는 어린시절부터 흙과 밀접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성장했는데 이는 그의 가계가 선조 때부터 도공의 집안이었던 배경에 기인한다. 그의 옹기에 대한 사랑은 끊임없는 창작욕과 연구욕으로도 대단하지만 전국 각지의 특색있는 옹기들을 수집하는 의욕도 그에 못지않다. 그의 작업장 옆 공간에 수집한 옹기들은 작가에게 있어서 산 교과서이며 마음의 위안을 주는 벗이다. 그는 흙의 성질과 불의 성질을 적절히 이용할 줄 아는 도공이며 그 재료로부터 나오는 원초적인 아름다움과 자신의 지식을 적절히 이용하여 최대한의 결과치를 끌어낸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작품들은 우리 시대의 공예의 존재자체를 더욱 더 확실히 자리매김해 주었으며 예술의 개념이나 철학에서도 자유로운 방식을 가지고 있다. 관객들은 이러한 작품들을 보면서 각자 나름대로의 작품을 수용하고 해석했으며 그 안에서 감상하며 위안을 받는 기회를 가졌다. 박순관은 옹기를 만드는 독 짓는 젊은이인 동시에 우리의 삶에 여유로움과 향수를 느끼게 하는 마음의 치료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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