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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자완(井戶茶碗)의 환상에서 벗어나라
  • 편집부
  • 등록 2004-03-20 20: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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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이병인 국립 밀양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 이도자완의 의미와 가치 지금부터 500년을 전후한 시기에 한국사발의 한 핵(核)이 되는 사발 하나가 나타나게 된다. 일명 일본인들이 이도자완(井戶茶碗)이라 부르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직 그 이름조차 못 찾아 주고 있는 사발이다. 아니 웅천사발, 진주사발, 하동사발 등 여러 가지 이름을 붙여주고 있는 사발이 등장하게 된다. 하여간 이도는 일본으로 건너가 지금 현재 그중의 몇은 일본의 국보가 되고, 중요문화재가 되는 등 일본문화(日本文化)의 흐름을 바꾸게 되는 귀중한 존재가 된다. 일본 차문화의 정수에는 이도자완으로 표출되는 미학(美學)이 있다. 그리하여 오늘날 일본뿐만 아니라 현재 한국의 많은 전통도예가(傳統陶藝家)들이 이도를 재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아마도 전통장작가마를 하는 도예가치고 이도에 관심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이도가 오늘날 한국전통가마의 기본적인 화두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말이다. 그러다 보니 가끔씩은 이도를 재현했다는 언론보도가 확대 재생산되고, 재현한 이도를 일본의 유명 차가문의 징표로 확인받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또한 많은 도예가들이 그것을 자랑하고 있는 실정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지금의 이 시점에서 ‘우리에게 이도는 무엇이며, 왜 이도의 재현에 모든 것을 걸고 있는 것인가?’에 대한 근원적인 요인을 한번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오늘날 한국의 도예계는 전통과 미래라는 큰 소용돌이 속에서 저마다의 장점을 살리는 다양한 시대에 들어서고 있다. 일면은 전통을 강조하고, 재현을 내세우고 있으며, 일면은 새로운 변화로서 제 모습을 찾아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있다. 이도의 경우에도 너무 많은 혼란과 정보가 교차되고 있다. 지금 이도를 재현하는 많은 도예가나, 그것을 애호하는 차인들은 왜 이도를 좋아하는 것인가? 그냥 좋아서, 아니면, 일본에서 매우 큰 대접을 받으니까… 이와 같이 이도에 대한 집착이라고 할 정도의 애착은 현실적으로는 일본의 차문화(茶文化)가 만들어 놓은 신격화된 존재가치, 아니면 경제적 가치에 있다고 볼 수가 있다. 그 점은 내용의 본질과 관계없이 외형만을 탐닉하는 한 잔재라고 볼 수도 있다. 여기에서 우리는 이도자완의 본질은 한국인의 심성(心性)의 산물로서 자연스러운 멋과 맛을 그냥 그대로 드러내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우리의 자연(自然)처럼, 우리네의 정서(情緖)처럼 그 형태와 질감이 담백하고, 고졸하다는 사발자체의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 이와 같이 이도 그 자체를 진정으로 체득하고, 좋아한다면 정말 좋은 일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많은 경우의 이도를 만드는 도예가나, 이도를 애호하는 차인들이나 현실적으로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다. 대부분 외형적으로 드러난, 이도의 겉모습만을 보고 좋아하는 경향이 많다는 사실이다. 이도사발에 대한 주요 관심과 과제 최근 몇 년을 전후해서 사발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이도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그 이전과 비교하여 폭발적이라 할 정도이다. 그러나 우리의 도예문화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다시 확인해 보면서, 지금 이도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에 대하여 재고해 봐야 할 시점인 것 같다. 그동안 우리는 이도에 대해 너무 신비화하는 경우가 있었으며, 지금 시점에서의 이도에 대한 관심은 오히려 지나친 경우가 있다. 그리고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현재 이도는 이도의 특성과 가치에 대한 제대로 된 논의나 그 어떤 고고학적, 도예학적 토대가 정립도 안 된 상태에서 너무 많은 설(說)들이 오히려 많은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그에 대한 몇 가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이도의 본질적 가치(本質的 價値)에 대한 개념정립이다. 이도자체가 가지고 있는 명품(名品)으로서의 가치문제이자, 이도 그 자체로서의 평가문제이다. 지금까지 이도는 이도 그 자체로서의 평가도 없진 않았지만, 일본문화의 한 중추로서 이도로 창조된 문화적 배경도 많다. 그러기에 지금의 이 시점에서라도 이도 그 자체(自體)가 가지고 있는 명품(名品)으로서의 본질적 가치와 그에 대한 온전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한 한국문화의 중심으로서 회귀(回歸)가 필요한 것 같다. 둘째는 이도에 대한 용어(用語)의 정리이다. 그냥 일본에서 쓰는 대로 이도로 할 것인지, 아니면 도예가들이나, 차인들의 합리적인 결정에 의해서 적절한 이름을 붙여 줄 때도 되었다. 가장 확실한 건 이도에 대한 고고학적 자료를 확인하고, 정립하는 방법이다. 그것이 단기간에 될 일이 아니라면, 관심 있는 분들의 충분한 토의와 고민을 통하여 이도에 대한 우리의 이름을 찾아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도의 이름과 관련하여 우스운 이야기가 있다. 사발에 관심 있는 몇몇 사람들이 모여 이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진주사발이니, 하동사발이니, 웅천사발이니 하는 주장이 나왔다. 그리하여 그것을 가만히 듣고 있다가 다들 지명으로 하고,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으니, 그 지명(地名)들을 다 포함하는 경상사발로 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하였다. 아니면, 그 시대가 조선(朝鮮)이고, 조선시대를 상징하는 대표사발이니 조선사발(朝鮮茶碗)로 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말이다. 셋째는 이도의 용도(用途)에 대한 문제이다. 이도의 용도가 찻사발(茶碗)인지, 제기(祭器)인지, 잡기(雜器)인지, 발우(鉢盂)인지 등에 대한 여러 의견이 다양하게 제기되고 있다. 그렇지만, 이 문제도 아직까지도 확실한 결론이 나지 않았다. 저마다의 주장을 가지고 이야기하지만, 아직 그 어떤 것도 확인된 것은 없다. 따라서 이제는 자기주장만을 할 것이 아니라, 과학적으로 검증하는 것이 필요하다. 넷째는 이도의 제작과 관련된 기술적 측면(技術的 側面)에 대한 문제이다. 이도의 재료(소지와 유약), 소성기법, 등 이도의 다양한 특성에 대한 기술적 문제이다. 이 문제도 사발을 직접 만드는 도예가마다 저마다의 주장이 각기 다른 것 같다. 소지로부터 소성기법에 이르기까지 저마다 자기식대로의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아직 그 어떤 것도 기술적으로나, 학문적으로 정립된 사실은 없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우리는 그 어떤 것도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서로 피상적인 외형만의 내용을 가지고, 서로 다투고 있다는 점이다. 단 하나 공통되는 현상은 저마다 이도에 대한 느낌이 있고, 생각이 있다는 점이다. 그 모든 것이 통합되어 하나의 의견으로 정리되지 않고 있는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는 점이다. 이것이 21세기 우리의 현실이고, 아직까지도 우리 모두가 이도에 대한 맹목적인 환상 속에서 헤매고 있다는 점이다. 21세기 한국의 도예계와 차계, 그리고, 고고학계는 함께 해야 할 일이 있다. 우선은 이도에게 제대로 된 이름이라도 붙여주자는 점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냥 이도로 사용하고… 이 시대 자기만의 사발을 바라며 마지막으로 이도를 재현하는 도예가들에게 이야기하고 싶다. 과거의 이도라는 환상에서 벗어나 자기만의 이도를 만들라는 점이다. 과거의 이도를 만들지 말고, 지금 자신만의 사발을 만들라는 점이다. 오늘날 전래하는 과거의 이도는 실상 과거의 이도이지, 지금의 이도는 분명히 아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과거의 이도를 가지고, 지금의 이도와 비교하고 있다. 우리의 자연적인 형태와 질감을 가지는 이 시대의 사발을 만들고자 한다면, 이도의 느낌과 질감을 바탕으로한 자기만의 사발을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이다. 지난 수년간 이도를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수십여 곳의 전통가마와 전시회를 통해 이도를 보아 왔다. 과거의 이도는 없었다고 본다. 과거의 유명한 이도와 형태도, 질감도, 전처리도, 굽처리도, 같은 것은 없었다. 단지 그러려고 노력하는 도예가들만 있었다. 엄밀하게 보면, 지금의 이 시점에서 과거의 이도를 만든다는 것은 모조품을 만드는 것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오히려 그 기술적 노하우와 정력을 가지고, 이 시대 자기만의 명품을 만드는 데 공헌하는 것이 더욱 더 바람직하다는 점이다. 다시금 지금도 이도의 재현을 위해 밤낮으로 노력하는 도예가들에게 부탁드리고 싶다. “이도의 환상에서 벗어나서 오히려 자기만의 사발, 자기만의 느낌과 특성을 가진 이 시대의 사발을 만들어가라고…” 그리하여 “이제부터는 이도 또는 더 나아가 전통도예의 재현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 이 시대의 새로운 도예문화(陶藝文化)를 창출(創出)하길…’ 필자약력 국립밀양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 환경부, 중소기업청, 경상남도, 울산광역시, 밀양시 자문위원 월간 Tea & People 편집위원 현대불교신문논설위원 사찰환경연구회 / 한국차문화연구회 대표간사 차문화연구가 / 평론가 주요저서 : 환경영향평가, 사찰환경연구 등 10여권 주요논문 : 불교환경론 등 60여편 주요원고 : 새로운 도예문화를 바라며 외 80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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