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전승·현대도자의 의미 재점검
공모전 명칭 참여대상 시상방법 등 열띤 토론
전통도자공모전(가칭)’을 위한 공청회가 (재)세계도자기엑스포 조선관요박물관 학예연구팀 주관으로 지난 1월 17일 경기도 광주 조선관요박물관 세미나실에서 열렸다. 이번 공청회는 전통, 전승, 현대를 현시대에 맞는 명확한 개념으로 세우는 것과 그것에 부합하는 올바른 공모전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목적으로 열렸다.
공청회에는 발제자인 최 건 조선관요박물관 관장을 비롯해 지정토론자 장수홍 서울대 교수, 우병탁 토아트 대표, 김대훈 도예가, 정연택 명지전문대 교수, 최공호 한국전통문화학교 교수, 이밖에 관련도예인 등 60여명이 참석했다.
공청회는 ‘전통도자의 개념과 성격’을 주제로 한 최건 관장의 발제를 시작으로 전통도자공모전(가칭)의 올바른 명칭과 참여 대상, 균형 있는 심사 등에 관한 내용을 5인의 관련전문가가 지정토론하고 참석자와 자유 질의토론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최건 관장은 ‘전통-전승과 현대, 그 개념과 현대적 의미’를 주제로 한 발제에서 “도자기의 경우 ‘전통(전승)과 현대’라는 대립적 이해는 골이 깊다. 한국적 ‘현대’의 입장에서 보면, 일제시대와 20세기 3/4분기에 폭발적인 호황을 누리고 아직도 그 연장선상에 있는 고려·조선시대의 도자기를 계승하려는 복원과 재현이 목표인 ‘전승’개념이 청자·백자·분청은 청산되어야 할 비창조적이며 비미술적이며 비현대적인 것으로 치부하고 있다. 반면 ‘전승’의 입장에서 보면 해방전후부터 미국과 일본으로부터 현대미술의 조류의 하나인 ‘현대(서양적)’ 개념의 조형도자는 반국가적이며 비사회적이며 비생산적이라는 점을 반박하고 있는 실정이다”라고 지적하고 “전통·전승·현대를 전통(전승)도자, 생활도자(산업도자), 조형도자로 분류해 이해하고 함께 공존, 발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지정토론은 공모전의 방향에 관한 참여토론자들의 열띤 토론으로 이어졌다. 토론자중 우병탁 대표는 “공모전의 참여대상을 위해 전통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해야 하는가를 고민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따라서 공모전의 주제를 기능성면으로 접근해 주전자, 다기, 병 등 각 분야별로 구분, 매년 매회 변경하는 공모전이 된다면 더 넓은 범위를 참여대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공모주제에 관해 언급했다. 정연택 교수는 “현대와 전통은 대립적이고 이분법적 사고를 연장시키는 것으로 발전에 저해가 된다. 따라서 공모전 명칭에서 굳이 전통이라는 개념을 이끌어내는 것 보다는 전통과 전승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지역명(광주)이나 박물관명(조선관요박물관)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라고 제안했다. 김대훈 도예가는 “기존의 공모전 시상방법에 의해 대상작이 뽑힘으로 또 다른 규범이 지어지게 되는 것 보다는 상급을 구분하지 않고 수상작을 그룹으로 선정하는 것도 규범을 초월하는 한 방법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자유토론에서 한 지역도예인은 “전통을 내세우지 않는 공모전이 된다면 다양한 분야의 참가자들로 범위가 확대돼 오랜 기간 활동해온 전통, 전승작가들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한편, 공청회 참관자로 참석한 정양모 경기대 전통예술감정대학원 석좌교수는 “이번 공청회는 대체적으로 자유롭게 의견이 개진된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전승을 그대로 재현해 내는 것은 국가차원의 사업이고 우리는 전통, 전승을 기반으로 현대에 맞는 쓰임을 지닌 멋진 도자기를 만들어내야 한다. 이 시점에 새롭게 시작되는 공모전의 방향은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공청회를 주관한 (재)세계도자기엑스포 조선관요박물관 학예연구팀에서는 “이번 공청회에서 제안된 안건을 최대한 수용해 우리 도자문화의 조형 정신을 계승하고 우리 시대가 요구하는 한국적 도자의 확립과 보편화를 위한 공모전이 될 수 있도록 재점검 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통도자공모전(가칭)은 오는 7~8월에 개최될 예정이다.
김태완 기자 anthos@hite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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