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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철 사발전 2003.12.3~12.9 서울 인사동 가나아트스페이스
  • 편집부
  • 등록 2004-01-26 03:4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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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사발을 기대하며 글/이병인 국립 밀양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 자연을 잉태한 인간의 고민과 고통 속에서 자연을 닮은 생명의 그릇이 탄생하게 된다. 자연의 마음으로 빚은 사발은 그런 의미에서 자연의 산물이기도 하고, 도예가의 마음과 정성의 산물이기도 하다. 그릇을 만드는 사람과 쓰는 사람, 그리고 보는 사람도 서로 닮아간다는 점에서 우리의 사발은 자연이고, 마음의 구체적인 형상물이다. ‘산내요 김성철의 사발전’을 보면서 우리는 자연을 그대로 드러내고자 하는 작가내면의 몸부림과 고민을 확인하게 된다. 자연과 하나 되기 위한 끊임없는 하나 됨의 행위는 모든 도예가들이 반복하고 있는 물레작업일 수가 있고, 순간순간 연속되는 마음의 흐름일 수가 있다. 그런 면에서 그는 모든 도예가들이 함께 하고 있는 고민을 같이하고 있다. 특히 전통도자의 큰 흐름과 방향성을 이어가고자 하는 고통과 몸부림이 있다. 태토와 유약의 선정과 적절한 배합, 그리고, 전통장작가마의 소성기법 등은 물론이고, 그를 통한 완성된 형태와 질감에 대한 부단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우리 몸에 맞는 옷처럼 모든 태토에는 그 흙에 맞는 유약과 형태가 있다. 태토와 유약의 조화로 빚어내는 형태와 질감이 결국은 그 그릇의 완성도를 결정하게 되며, 그것이 그 그릇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함이고, 생명력이다. 그리하여 모든 도예가는 자기만의 독특한 그릇을 만들어야 하고, 자기만의 형태와 질감이 있어야 한다. 사발의 경우에도 옛 고려다완이라 하는 수 십 가지의 종류가 있어도 지금 우리가 그것을 재현하는 것은 기술적인 노하우를 배워가는 과정이고, 완성도를 높여가기 위한 수단이어야 하지,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왜냐하면 수백년전의 그릇은 이미 그 시대의 유산이고, 문화적 산물이지, 이 시대의 산물은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모든 그릇은 자신만의 독특한 형태와 질감으로 시대적 특성을 살려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산내요 김성철은 무엇보다 전통도자의 한계와 목표에 대해 고민할 줄 아는 도예가이다. 경주 산내라는 조용한 산골 마을에 자리 잡고, 수없는 반복 속에서의 여러 종류의 태토와 유약에 대한 실험을 통해 자기만의 완성된 형태와 질감, 그리고, 마음의 평안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의 전통장작가마로 만들어지는 특히 덤벙사발과 재유(이라보)사발, 그리고, 정호사발이 독특하다. 덤벙의 경우 백색의 분장토와 유약이 잘 입혀져 있고, 재유는 질감이 부드럽다. 이번 전시회 몇일 전의 가마에서 나온 정호사발은 형태 면에서 많이 정제되었고, 전체적인 균형감이 좋다. 특히 적절히 배합된 태토는 가마의 붉은 황토처럼, 아니, 작가내면의 내적인 정열 같은 붉은 기운이 그대로 드러나 미래에 대한 열정을 느끼게 해 주고 있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다시금 제1회 사발공모전 대상수상자이기도 한 그에게 옛 사발의 단순한 재현으로서만이 아닌 이 시대의 사발로서 자기만의 독특한 모습을 드러내리라는 믿음을 가지게 된다. 자기를 닮은, 그런 자연의 모습을 닮은 이 시대의 명품을 고대하며, 젊은 도예가의 몸부림과 고민 속에서 한국도자의 밝은 내일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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