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개국 378명 작가의 전통, 첨단, 예술도예작품 1,218점 선보여
한국도예문화 위상 세계에 다시 한번 각인시켜
60일간 관람객 500만명,
사업수익 31억 성과 올려
지난 9월 1일부터 10월 30일까지 60일간 경기도 이천 세계도자센터와 광주 조선관요박물관, 여주 세계생활도자관 3개 지역에서 개최된 2003세계도자비엔날레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행사는 2001년에 열린 세계도자기엑스포에 비해 규모는 축소됐지만 더욱 짜임새있는 기획으로 현대 도자예술과, 생활도자, 전통도자, 산업도자 등 예술적, 실용적 의미를 종합한 성공적인 전시와 학술회의라는 평가를 받았다.
‘2003세계도자비엔날레’를 찾은 총 관람객 수는 개장 52일째인 10월 21일 현재 총 434만여명(이천 207만여명, 여주 129만여명, 광주 98만여명)으로 집계됐으며 전시를 관람하기위해 입장권을 구입한 유료 관람객은 총 50만명에 이르렀다. 또한 이번 행사를 통한 경제적 수익으로 입장료 수익은 예매와 현장 판매분을 합해 약 22억원이며 아트숍과 시설임대, 광고, 공식후원 등 부대사업 수익은 9억6천만원에 달했다. 행사 조직위 측은 “폐막일인 10월 30일까지는 500만 명에 달하는 관람객이 다녀가 2001년 세계도자기엑스포에 이어 높은 성과를 올릴 것으로 확신 한다”고 전했다.
이번 행사에는 전 세계 68개국 378명 작가의 전통, 첨단, 예술 도예작품 1,218점여점이 3개 행사장에서 한꺼번에 전시돼 인류의 도자문화역사의 흐름을 한눈에 알 수 있어 수 많은 관람객들에게 도예를 통한 교육적 효과와 흥미를 제공해 도자문화의 저변확대에 기여했다고 평가됐다. 또한 권순형(한국, 서울대 명예교수) 커미셔너를 비롯해 안톤 레이더스(유럽도자센터 디렉터), 이토 이쿠타로(아사카동양도자미술관 관장) 등 세계적 커미셔너와 루돌프 슈니더(스위스 취리히 국립박물관 명예 큐레이터), 레스매닝(IAC 부회장), 조 로리아(전 LA미술관 큐레이터) 등 외국의 도예관련 최고 전문가들이 참가한 학술행사도 개최돼 한국도예문화의 위상을 세계에 다시 한번 각인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
비엔날레 기간 동안 3개 행사장 곳곳에서 개최된 전시, 학술회의, 워크숍, 공연행사를 비롯해 관람객을 위한 편의 시설 등에 관한 국내외 각 계층의 평가는 다양하다.
지역 특성화 담은 11개 특별 기획전
규모 내용 연출 세계적 수준으로 평가
우선, 전시는 국제공모전, 기획전, 특별전 등 총 11개 전시가 개최됐다. 이천에서는 국제공모전, NOW&NOW, 스페인도자전, 토야랜드Ⅱ가 열렸고 광주는 조선도자500년, 한국도자특별전, 중국광동성불산도자인형전, 여주는 세라믹하우스, 피카소도자전, 세계10대도자기업명품전, 4F-페스티발 등이 열렸다. 2회 비엔날레의 전시는 예술, 전통, 생활도자 등 도자의 3대 분야를 지역 특성화해 심도 있게 조명하는 기획전과 특별전으로 이루어졌다.
우선, 세계적인 작가의 작품, 조선도자명품, 피카소도자작품 등 평소에 관람하기 어려운 작품들을 행사장별로 전시해 관람객들에게 유익한 관람기회를 제공했다. 특히 국보 보물을 포함한 도자명품 247점을 전시한 ‘조선도자500년전’은 조선시대 도자사를 총 망라한 최대규모의 전시로서, 한국도자에 대한 자부심을 심어주고, 외국인들에게 한국도자 전통의 진면목을 보여주었다. 또한 세라믹하우스, 4F페스티발 등은 생활공간과 도자와의 관계, 도자의 기능미를 집중 조명해 도자기가 생활 속의 미를 창조하는 유용하고 실용적인 예술임을 인식시킴으로써 도자 소비층을 확대하고 도자문화의 저변을 확대하는데 기여했다. 이번 행사의 전시에 관해 토니 프랭스 IAC 회장은 “전시규모 내용, 연출 등이 세계적 수준이며, 국제공모전의 경우 일본 이태리 등 세계적인 국제공모전들과 비교할 때 가장 수준이 높다”고 평가했다.
국제도자학술회의
‘세계 현대도예 경향과 발전방향’ 논의
조선관요학술세미나
‘조선 도자문화와 관요의 의미’ 연구발표
학술회의는 지난 9월 2일과 3일의 ‘국제도자학술회의’와 지난 10월 11일의 ‘조선관요연구 학술세미나’로 개최됐다.
국제도자학술회의는 ‘Creativity-흙의 창조적 가능성과 도예의 새로운 지평’을 주제로 10개국 22명의 발표, 토론자와 316명의 참관인원이 참가한 가운데 개최됐다. 이 회의에서는 세계 현대도자 예술의 현재 경향을 파악하고 21세기 도자창작의 방향에 대해 논의했으며 예술과 공예에 대한 문제, 현대 도자예술의 정체성 문제 등에 대해 심도있는 발표와 토론이 펼쳐졌다.
특히 가장 첨예하게 대립된 논점은 현대도자예술의 국제성과 지역성 문제였다. 정보화, 국제화 시대에 예술의 국제성은 자연스런 현상이란 주장과 지역적 정체성이 국제성보다 더욱 중요하다는 주장이 맞서는 진지하고 열띤 토론이었다.
조선관요학술세미나는 발굴은 물론, 연구성과가 미진한 분야로 남아 있는 조선관요 연구에 대한 전기를 마련하고자 개최됐다. 현재까지 발굴조사된 성과를 바탕으로 관요 설치의 의의, 관요의 분포와 변천, 관요와 지방요의 관계 등이 주요 과제로 다루어졌다. 특히 이 세미나에는 중진, 중견 미술사학자 8명을 비롯, 관련분야의 많은 연구자들이 참석해 관요연구에 대한 의견교환이 이루어졌으며 조선도자연구의 방향과 과제를 탐색하는 뜻 깊은 자리였다고 평가됐다.
워크숍
유명도예가 전통가마전문가 도자디자이너
한곳에 모여 작품제작
작가들 간 제작기술연구 국제도자교류 기여
전공학생 도예인 참관 저조 문제 지적
워크숍은 이천 국제도자워크숍, 광주 전통가마워크숍, 여주 도자디자인워크숍이 각 행사장별로 각각 나눠 진행됐다.
7개국 35명의 작가가 참여한 국제도자워크숍은 유명 도예가들이 작품제작을 시연하고 서로의 작품세계를 발표함으로서 국제도자교류에 기여한 행사이다.
일반 관람객들에게는 세계적 작가들의 작품제작 모습을 관람케 해 도자에 대한 이해 증진에 기여했다. 도예 관련인들에게 유익한 프로그램임에도 전공 학생과 도예가들의 참여율이 저조한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가마제작자와 감수자 10명과 참여작가 32명이 참여한 전통가마워크숍은 전통가마 제작기술을 집대성해 전통가마의 표준을 제작하고, 전통가마 제작과정을 공개하는 워크숍으로 최초로 시도되는 의미있는 행사였다. 전통가마 경험이 풍부한 원로 중진 도예인들의 전통가마 경험을 기록해 구전으로 내려오는 전통가마 제작에 관한 모든 내용을 기록으로 정리함으로써 전통가마 연구에 초석을 마련했다. 또한 일반 관람객들에게 전통가마 제작과정을 공개함으로서 전통문화에 대한 소중한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도예가들에게는 전통가마 제작에 대한 정보교환과 토론의 장을 마련했다고 평가됐다.
9개국 21명의 작가가 참여한 도자디자인워크숍은 도자디자인 분야에서 국내외적으로 저명한 작가들의 수준 높은 도자디자인작업을 소개하고 지역도예인들의 도자디자인 발전에 기여하고자 열렸다. 세계 각국 도자디자이너들의 정보교환과 창작 교류를 통해 도자디자인 발전에 기여하고, 국내 전공학생, 지역도예인들이 참가, 유익한 체험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밖에 다채로운 공연행사를 비롯해 무료셔틀버스 운영, 차량유도 주차 등 교통편의, 무료토야열차운행, 행사운영요원관리, 행사장 안전 및 경비, 청소, 방송실 운영 등 관람객의 편의를 위한 시설사항도 높은 수준의 운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동시 개최된 3개 지역축제 부스
판매 실효 못 거둬
분리개최, 비도자기 상품 판매 등
폐단 근절 목소리 높아
한편, 비엔날레 기간, 같은 장소에서 동시에 개최된 ‘제17회이천도자기축제’, ‘제15회여주도자기박람회’, ‘제6회광주왕실도자기축제’ 등 각 지역 협동조합 주관의 지역 축제는 판매면에서 큰 실효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평가됐다.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의 많은 수가 유치원, 초중고교의 학생단체 관람객이었고 경기침체와 궂은 날씨 등으로 인해 구매력 있는 관람객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에 저조한 판매율을 보인 것이다. 이번 지역축제에는 이천 173개 업체, 여주 90개 업체, 광주 58개 업체가 참여했으나 저가 도자기 상품과 공예소품, 원적외선, 옥돌 등 비도자기 상품을 내놓은 몇몇 업체들만이 판매율이 좋을 뿐 대부분의 도자관련 업체는 상설매장 부스비와 인건비를 감안하면 적자를 면치 못했다. 축제에 참여해 상설부스에서 도자기를 판매한 지역 도예인들은 “엑스포와 비엔날레 개최 이후로 지역축제는 본질을 잃어가는 것 같다. 행사의 성공 여부를 규모와 관람객 숫자만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는 관 주도의 행사와 도자기를 만들어 판매해야하는 지역 도예축제는 분리, 개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부스 채우기에 급급해 높은 수준의 정통 도자기가 아닌 저질의 상품을 함께 진열해 놓는 폐단도 시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태완 기자 anthos@hite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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