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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흥 도자전 2003. 10. 8~10. 14 인사아트센터 4층 전시실
  • 편집부
  • 등록 2003-11-24 23:18:52
  • 수정 2016-04-10 10:5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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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초상 글/윤두현 전시기획자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 마을로 내려 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멀리 퍼진다’ - 수선화에게 부분 - 정호승 시인의 이 말처럼 오늘도 여전히 우리는 출구 없는 외로움에 갖혀 있다. 그래 가끔 까닭 없는 적막함에 몸을 웅크리며 달바라기하는 개의 목마른 눈길로 창 밖을 바라보고는 하는 것이다. 인간이면 누구나 죽는다라는 명제가 암시하는 존재의 불안함 혹은 유한성이라는 문제는 외로움의 발로가 되는 근원적인 우물이다. 그리고 순수한 한 인간으로서가 아니라 사회라는 제도를 구성하는 일부분으로서 각자가 지닌 경제적 위치나 환경에 의해 정체성을 부여 받게 되는 현대사회의 특수성 아래서 필연적으로 겪게 되는 상실과 괴리 역시 후천적으로 외로움을 키우는 또 다른 원인이다. 이번 전시 ‘이태흥 도자전’의 주요 테마는 영웅이다. 하지만 그가 형상화하고자 하는 것은 언제나 당당한 모습을 하고 있는 일반적인 영웅이 아니다. 작품 ‘pray for good’과 같이 이물감(異物)마저 느껴지는 도자 조각들은 무엇보다 고독한 영웅의 쓸쓸한 초상이다. 우선 작가는 영웅에 대해 두 가지의 관점에서 접근한다. 첫 번째는 상상과 열정에 사로잡힌 예술가로서의 작가가 갖는 관점이라 할 수 있는데 예술적 형식미가 그 것이다. 특히 이번 작품들에서 작가는 사진 프린팅, 컴퓨터 이미지를 비롯한 다양한 이미지들을 통해 비인간화, 소외 등을 조형적으로 시각화하고자 한다. 두 번째는 작품의 내부적인 측면에서 작가가 실현하고자 하는 주제적인 관점이다. 다시 말해서 작가가 이번 작품들을 통해 형상화하는 것은 디스토피아(dystopia)의 현전, 즉 소외와 상실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처연한 존재로서의 영웅이다. 또한 무의식적이고 기계적인 인물의 형상에 의해 작품 전체적으로 느껴지는 이물감은 상실과 소외의 깊이를 한층 강조한다. 우리가 주지하고 있다시피 고도로 정보화되고 기계화된 현대사회는 경제적 풍요와 함께 공간상의 물리적 거리를 급속하게 단축시켰으며 지금 현재도 그 거리는 좁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발전에도 불구하고 개별자들의 정서적인 괴리 혹은 외로움의 무게는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우주인 또는 외계인의 모습을 한 인물들은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작업과 공부를 계속해온 작가가 정작 어느 곳에도 속하지 못하는 타자로서 겪어야 했던 상실과 소외의 감정상태이면서 또 다른 한편으로 정처 없이 떠도는 고독한 개별자로서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의 쓸쓸한 초상이기도 한 것이다. 결국 작가 이태흥은 이번 도자 조각들을 통해서 비극적 현실의 산물인 우리 자신의 모습을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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