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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능호 제3회 개인전 2003. 10. 11~10. 20 인데코갤러리
  • 편집부
  • 등록 2003-11-24 23:17:56
  • 수정 2016-04-10 16: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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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 earth 글/김상화 문화칼럼니스트 그의 작품에는 대한민국 산하의 흙과 나무, 불과 바람, 작가의 고뇌가 든든한 사각의 두께 만큼이나 치밀하게 박혀있다. 필자가 위와 같이 단언할 수 있음은 그의 작업과정을 조금이나마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가 자신만의 소지와 유약을 얻기 위해 얼마만큼의 투자를 했는지 어떠한 시간들과 작업과정을 거쳤는지를 듣고 보았기에-그러기에 이천의 우직한 목물레 작가 이능호의 기나긴 실험 끝에 탄생한 새로운 작품세계가, 보는 이들에게 쉽게, 빨리 가지 않음이 주는 성실하고도 진중한 사각의 메시지를 전달했을 것임을 믿게 된 것이다. 가마와 소지 유약 등 재료에서부터 자신만의 것을 만들어 나가는 작업을 할 수 있는 작가라는 것이 믿음직스럽고, 차분하고 편안한 인성과는 또 다르게 작업에서 보이는 그의 억척과 열정이 놀라워서 훗날의 결과와 작품에 대한 기대를 하게 한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이전의 작업과 전혀 다른 결과물들을 보여주었다. 전통 기법에 의한 물레성형, 옹기 작업이 아닌 새로운 흙과 함께 전혀 다른 형태를 선보인 것이다. 덩어리작업과 그 속을 파내는 일, 두께를 소화할 수 있는 흙을 찾아내고 소지가 갖는 고유의 물성을 느껴가며 작은 덩어리이지만 든든한 두께로 얻게 되는 중량감 등을 체험하며 작가는 사각의 매력에 푹 빠진 듯 하다. 사면이 모여 입방체가 되고, 하나의 형태를 갖추면서도 각기의 면 특성을 드러남이 흥미롭다고, 각을 무쇠칼로 치며 흙 고유의 질감에 의한 단미를 음미하기도 하고 면분할에서 오는 활발함과 현대적 형태감을 찾아내는 기쁨이 만족스러워 보인다. 작가가 자신의 작업에서 먼저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미감을 찾아낼 수 있어야 관객에게 또한 그 미감이 전달 될 수 있는 것이다. 야나기 무네요시는 ‘공예가의 길’에서 ‘우선 어떤 일을 잘 이루어내고자 할 때 첫째, 우리의 마음 속에 자연미가 있어야 하며 둘째, 공정에 자연미가 있어야 하고 셋째, 재료에 자연미가 있어야 하는데 천연원료만큼 좋은 것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왜냐하면 그것은 언제나 인공적인 것보다 내용이 풍부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한다. 또한 ‘위대한 공예의 시기를 돌이켜 볼 때 재료는 공예와 동의어라고 말할 수 있으며 공예미는 일면 재료의 아름다움이기도 하다고 까지 했다.’ 이에 따르면 각 도의 흙과 솔잎재, 소나무재 등 천연 나무재를 유약재료로 써가며 천연재료를 바탕으로 이 땅의 자연을 형상화하고자 한 작가의 작업은 그야말로 공예가의 길을 소신 있게 밟아가고 있음에 대한 한 단면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진실한 작품은 문자를 대신하여 질이나 형태, 색깔, 모양 등이 진리를 말하고 있다 했다. 또한 훌륭한 작품이라면 그 어느 것에서건 우리의 아집을 삼갈 것을 말해주는 형태를 발견하게 된다하였는데 나는 어느 새 그의 작품에서 나의 억지나 급함을 삼갈 것을 말해주는 형태를 찾고 있었다. 더불어 일부러 택한 힘든 작업 끝에 나온 그의 사각의 기(器)가 주는 힘까지 받는다면 올 가을과 겨울을 좀 더 차분히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그의 작품들을 펼쳐냈던 공간이 오히려 작가의 열정과 내용을 효과적으로 풀어놓지 못함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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