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새뮤엘 BILL SAMUELS/있는 그대로의 자연
글 노혜신 공주대학교 교수
빌 새뮤엘은 도예가와 전직 파일럿이라는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이다. 그는 비행을 하며 펼쳐진 사막에 대한 광활한 생명력과 아름다운 자연의 힘을 흙을 통해 표현한다.
1963년 호주 내셔날 아트 스쿨에서 페인팅을 전공하면서 시작된 그의 작가 활동은 자연의 무한한 가능성을 페인팅이 아닌 자연의 물성 그 자체를 이용해 작업을 하기 시작하였으며 이러한 자연에 대한 탐구는 1968년 내셔날 아트 스쿨에서 도자기를 전공하면서 더욱 구체화되었다. 주변 환경 속에서 찾아낸 여러 가지(흙, 돌, 나무 등) 재료를 사용하여 제작과정과 재료에 대한 아주 사소하고 미묘한 작용,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점토와 재료의 특성 그 자체를 흥미롭게 표현하고 있다. 또한 정적인 대상의 자연을 시간의 개념을 초월한 심리적인 힘으로 재구성함으로써 자연을 외적인 관계에서 분리시켜 하나의 예술 활동의 근간을 이루게 한다.
“지난 2002년부터 한국에 대한 자료를 수집했다”는
그의 말처럼 지난 4월에 한국에 온 그는 벚꽃이 만개한 계룡산 자락을 오르내리고, 그가 작업하고 있는 공주의 금강아트센터 주변을 돌아보면서 작은 암석이나 건물에 흔히 붙어 있는 한국의 여러 가지 화강암 종류들을 구해왔다. 이를 하소하고 다시 분쇄해 거칠고 가는 입자들을 구별한 후 장석과 석회석으로 만들어진 유약으로 부분적 시유, 소성함으로써 마치 여러 가지의 보석이 땅속에 묻혀 있다가 오랜 세월의 흔적들을 발견해낸 것 같은 질감을 표현하였다. 이러한 암석과 흙의 결합은 한국의 돌과 자연, 나무, 바람으로부터 전해지는 자연의 의미를 시간적 상황과 흐름 그리고 인간의 손에 의해 다시 재구성되어 인간과 자연의 미묘한 조화를 이루게 하였다.
또한 때때로 학생들을 초대에 자신의 작품에 함께 함으로써 자신이 느끼고 생활하고 있는 이곳의 환경과 사람들에 대한 무한한 정신적이며 자연적인 조화를 찾고자 하였다. 우리는 무궁무진하게 열려있는 그의 시각을 통해 작업은 흙 자체에서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조형에 대한 그만의 표현 방식의 자료를 얻게 된다.
한국이 첫 번째 방문인 나는 5주 동안 금강아트 센터에서 머물며 작업을 하였다.
예술가로서 나는 작품 그 자체가 글을 통해 전해지는 내용보다 더 함축적이고 설득력이 있다고 믿으며
이곳에서 제작된 작품들 또한 예외가 아니다
한국으로 오기 전에 나는 스튜디오에서 무엇을 만들 것인지에 대한 계획이 없었고, 단지 내 작품은 한국에 대한 나의 느낌을 표현해야 하며 ‘한국 그 자체’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흙은 도예에서 중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나의 작품들 중 몇몇은 공주와 금강아트센터 주변에서 발견한 여러 가지 암석을 이용해서 만들어졌다.
이러한 암석의 조합에 의해 만들어진 평평하면서도 무엇인가를 담을 수 있는 형태의 작품은 한국에 대한 첫 인상과 한국 사람들의 우호적이고 개방적이며 관대한 성격을 나타내고자 하였다.
도자기에 대한 열정으로 이루어진 나의 작품들은 재료의 과정에 대한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자연과 인간이 나누어야 할 자연의 의미를 흥미롭게 표현하고 있다.
-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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