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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가은
  • 편집부
  • 등록 2007-04-04 17:5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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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가은

복잡한 일상을 벗어나 오감을 즐겁게 하는 차를 음미하며 봄을 기다린다
전라남도 광주를 지나 담양 소쇄원에서 북쪽으로 200m정도 들어가면 비로소 반석마을이 보인다. 산기슭 아래에 산을 등지고 자리 잡은 공기 좋은 이 마을 가운데 '명가은'이 한가롭게 자리하고 있다. 눈앞에 바로 보이는 곳이지만 논을 지나 마을 안으로 걸어 들어가려면 약 10분정도가 소요된다. 골목을 지나 몇 개의 돌계단을 밟고 올라서면 산을 배경으로 한 넓은 마당이 한눈에 들어온다.
 본채와 별채로 둘러쌓인 마당에는 소나무와 그 옆에 묵묵하게 자리잡은 바위가 명가은의 고풍스러운 전경에 잘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같이 느껴진다. 마당 왼편에 자리잡은 자그마한 건물 정은당에서는 차와 다도구 뿐 아니라 수공예품을 전시 판매한다. 하나둘씩 모아두기 시작해 손님 중에 구입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이 공간을 마련했다고 한다.
 마당 오른편에 담쟁이 넝쿨이 포근하게 감싸고 있는 건물이 바로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다. 나무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면 건물 내부에 그대로 노출된 서까래와 대들보, 황토 빛의 벽, 나무 다상이 잘 어우러져 여지없이 한국적인 편안함을 느끼게 한다. 
 
명가은은 차싹 명茗과 이곳 주인 김정자 선생의 호 가은可隱을 의미한다. 광주 다도 문화 협회에서 차를 공부한 다인 김정자 선생이 82년 낡은 농가였던 이곳을 가족끼리 지낼 별장으로 구입한 이후 오랜 기간 손수 가꾸는 동안 차를 마시러 오는 지인들이 점차 늘어나자 자연스럽게 차를 대접하는 찻집이 되었다.
 이 곳 명가은에서는 녹차와 황차만을 맛볼 수 있다. 다른 차를 함께 내게 되면 녹차가 밀리기 때문이라는 주인장의 녹차에 대한 특별한 애정 때문이다. 진녹색을 띠기 전에 우려낸 여린 연둣빛을 띤 어린 녹차잎이 바로 명가은의 진면목이다. 그나마 손님들에게 녹차만을 내오다가 스님들이 녹차 한가지 보다는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황차를 함께 내면 어떠하겠느냐는 말에 재작년부터는 녹차를 발효시켜 만들어 몸을 데우는 효능을 가진 황차를 함께 내게 되었다.
 이 곳 주인장이 차를 공부하며 수십 여년간 모아 온 다도구는 대부분 화순, 무안을 비롯한 남도지역 작가들의 작품들이다. 선반 위에 얌전히 놓여져 차인을 기다리는 모습이 소박하고 가지런하다. 평화롭기만 한 이곳에서 차를 마시는 이들은 잠시나마 복잡한 일상과 단절되어 내면의 자신과 소통하는 여유의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이 곳 명가은에서 귀로는 찻물 끓는 소리를, 코로는 향기로운 차내음을, 눈으로는 봄을 머금은 연둣빛 녹차를, 입으로는 은은하고 부드러운 차 맛을, 손끝으로는 따뜻한 찻잔의 감촉을 느껴보면서 봄을 기다려 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명가은의 운영시간은 동절기에는 오전10시부터 오후6시까지이며 하절기는 오후7시까지다. 차 값은 1인당 오천원.  장윤희 기자 bless_tree@naver.com

1 나무 다상 위에 놓여진 다도구와 창밖 풍경  2 키작은 화분너머로 보이는 명가은 전경  3 다양한 다도구가 전시 판매되고 있는 정은당  4 선반 위의 백자 차호와 창밖 풍경  5 산 아래 한가로이 자리잡은 명가은의 고풍스러운 풍경  6 서까래가 그대로 노출되어 한옥만의 멋스러움을 지닌 다실  7 가지런히 뉘어져 차인을 기다리는 다도구들  8 담쟁이 넝쿨로 포근히 덮인 명가은  

명가은  전남 담양군 남군 연천리 487 | T. 061.382.3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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