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천 개인전 2003. 5. 9 ~5. 29 롯데화랑 안양점
生 · 藝 · 創 · 美
글/박선우 서울산업대학교 도예학과 교수
生 ·생활속에 도예의 역활과 기능은 무엇일까 ?
도예는 인류역사의 시작과 더불어 현재까지 삶의 일부분이며, 생의 윤택함을 제시해 왔다. 또한 문화의 한 척도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산업화이후 도예의 기능은 새로운 물질의 발명과 함께 생활 패턴의 변화 속에서 그 역할을 상실하고 있다. IT(정보 지식 산업) 혁명이후에는 그 기능과 역할이 더욱 더 위축되어 가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역경 속에서 도예의 vision은 상실하고 있는 것인가? 그것에 대한 우문과 현답을 심재천은 이번 개인전을 통해 제시한 것이다.
필자가 심재천을 만난지도 이십여년이 지났다. 그의 청년기부터 오늘의 완숙된 도예가 경지에 오르기까지 옆에서 그를 지켜보았다. 필자와 도예의 현황과 문제점 그리고 해결 방안 등을 하얗게 밤이 새도록 열띤 토론을 하여 보기도 했다. 그것에 대한 해결 방안은 도예로서의 도자기가 아닌 문화로써의 도예, 예술로서 도예의 포장이 이루어 졌을 때 고부가가치를 가질 수 있다고 심재천은 평소 주장해 왔다. 이러한 생각과 마찬가지로 그의 도자작품은 도자기만이 아닌 예술로 만들어 지고 있다.
藝·예술로서의 도자작품 승화을 위해 그는 생활 주변에 있는 모든 소재들을 작품에 접목시키고 있다. 어릴적 냇가에서의 물고기 잡이 놀이, 소몰이 놀이 등 전라도 장성에서의 성장과정이 보여주는 서정적 이미지를 그의 작품에서 물씬 풍겨내고 있다. 이러한 심재천의 작품은 그의 오래된 일기장과도 같으며, 오래 푹 묻어둔 된장냄새가 배어져 있기도 하다.
또한 심재천은 우리고유 정체성에 관한 고민들을 그의 작품 제작과정에서 보여주고 있다. 한국 음·양의 조화와 흑·백의 색채적 대비에서 보여주는 도자 조형미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우둔할 정도로 아집스러운 장작가마 소성을 통해 한국전통도예의 회귀을 찾으려 애 쓰기도 한다. 이런 심재천은 전통만이 아닌 한국도예의 현주소를 찾기 위해서 동분서주 한다. 심재천은 학구적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도예의 영역 확대를 위한 창의력은 대단하기도 하다.
創·그는 흙으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찾고 있다. 물고기화병, 다기, 콘솔, 찻상(Tea-Table) 정교하게 투각된 예쁜 수저받침 등 다른 작가들이 감히 생각하지도 못할 아이템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이 심재천의 창조(Creative)이다.
美·도자기는 아름다워야 한다. 예쁜 것이 가장 아름답다는 우답에 한마디 더하면 심재천의 도자기는 예쁘다. 그가 이야기 했듯이 도예는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의 가교 역할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 도자기에는 뒷얘기(Behind Story)와 철학(philosophy)이 있어야 한다.
앞으로 심재천의 작업에 지금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와 힘이 있길 바란다. 심재천은 전시 이후에도 도예의 제반문제에 관하여 많은 갈증을 느낄 것이다. 이 갈증이 우리 한국 도예의 발전과 개인의 영욕이 함께 하길 기원한다.
기사를 사용하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s://www.cerazine.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