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재 개인전 2003. 2. 12 ~2. 18 통인화랑
이양재 백자전을 보고…
글/조영국 도예가, 싸리도예공방 대표
이양재의 작업은 기물의 형태나 기능성 또는 실용성을 벗어나 작가 개인의 예술적 감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 하려는 노력과 초감각적인 흰색을 추구하면서 끊임없이 실험해 오고 있다.
작가와 필자는 대학, 대학원 심지어는 유학까지도 같이 해 오면서 서로에게 많은 조언과 충고를 아끼지 않으면서 지금까지 작업 파트너로 지내고 있다.
누구보다도 그의 작업 스타일과 작업관 또 생활상을 잘 알고 있기에 왜 이양재의 작업이 백자를 주 모티브로 하고 아직도 백자 실험을 계속하고 있는 걸 필자는 잘 알고 있다.
이양재는 도자기에 대한 집념과 열의가 있고 또 그 누구보다도 자존심이 강하다는 사실 또한 느낄 수 있다. 그러기에 이양재의 작업은 주관적이면서 자기 색깔의 방향 감각을 가지고 자기의 미의식을 구체화시켜 전통과 현대를 적절히 조화시켜 나간다는 것이다.
예술 각 분야가 안고 있는 과제들 가운데 공통적으로 중요성을 갖는 것은 아마도 전통과 현대의 조화가 아닌가 싶다.
상투적이고도 진부한 이미지 같지만 이는 우리의 현대예술 전체가 안고 있는 영원한 숙제일 것이다.
이 문제는 논리나 의욕만으로도 되는 것이 아니다. 폭 넓은 상상력과 오래도록 숙련된 감각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작용하여서 만족스런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문제이다.
이 조건들이 선결되지 않는 상태에서 의욕만으로 전통과 현대의 결합을 시도할 때 어딘지 모르게 어색하게 보이기 마련이다.
그에게 있어서 이 문제를 어느 정도는 인식하고 있고 둘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고 적지 않은 방황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
지금까지의 작업은 주로 캐스팅 기법을 이용하여 작업을 하다보니, 형태의 제한성과 자연스러움이 배제되었다고 느꼈지만 이번 백자전을 보고 많은 생각과 느낌을 주었고 무의식 속에서 행했던 자연스러움이 이양재 스타일로 나타나지 않았나 본다.
산업 도자이건 물레이건 주는 느낌은 다르지만 한 개인의 미의식을 찾아가는 것에는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나 싶다.
형태가 주는 단순성과 한정성이 다소 미흡하고 아쉬움으로 남아 있지만 흰색과 얼마만큼 작가의 미의식을 자연스럽게 끄집어냈는지 알 수는 없지만 끊임없는 작업의 연속이 있기에 앞으로의 작업이 크게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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