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대, 몸에 붙여도 편안한 '늘어나는 전원' 개발
- 4배 늘려도 성능 유지하는 고신축성 슈퍼커패시터
- 피부 부착 센서 실현 가능 기대

팔에 부착한 슈퍼커패시터의 작동 시연. (자료제공: 한국연구재단)

극심한 변형 상태에서도 작동하는 고신축성 슈퍼커패시터. (자료제공: 한국연구재단)
한국연구재단(이사장 홍원화)은 서울시립대학교 윤진환 교수 연구팀이 원래 길이의 4배까지 늘려도 저장 용량이 거의 줄어들지 않는 고신축성 슈퍼커패시터를 개발했다고 2월 9일 밝혔다. 이번 성과는 착용형 전자기기의 전원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기술로, 차세대 웨어러블 기기 상용화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피부에 부착하는 건강 센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기존의 딱딱한 전원 장치는 착용감이 불편하고 신체 움직임을 제한되는 한계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몸의 움직임에 따라 자유롭게 늘어나면서도 성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전원이 필요하다.
슈퍼커패시터(supercapacitor)는 화학 반응으로 에너지를 저장하는 배터리와 달리, 전극 표면에 전하를 물리적으로 저장하는 에너지 저장 장치로, 수초 내 고속 충·방전이 가능하고 반복 사용에 따른 성능 저하가 적어 신체의 미세한 움직임에서 발생하는 전기 에너지를 즉시 저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개발된 슈퍼커패시터는 늘어나거나 변형될 경우, 저장 용량이 크게 감소하는 문제가 있었다. 높은 에너지 저장 성능과 뛰어난 신축성을 동시에 구현하는 것은 어려운 기술적 난제였다.
연구팀은 두 가지 핵심 기술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첫째, 전극 소재 개발이다. 망간 산화물, 탄소나노튜브, 전도성 고분자를 말랑말랑한 실리콘 고무 안에 섞어 유연한 전극을 만들었다. 여기에 인산 처리를 하면 망간 산화물이 머리카락 굵기의 약 1만 분의 1에 해당하는 가느다란 바늘 모양으로 변한다. 실리콘 고무가 늘어날 때 바늘 모양 구조들이 서로 연결되면서 전기가 흐르는 통로를 계속 유지한다.
둘째, 강력 접착력을 갖는 젤 개발이다. 양전하와 음전하를 동시에 가진 특수 분자를 이용해 젤을 만들고, 여기에 자외선을 쬐면 전극과 젤 사이에 화학결합이 생겨 접착제처럼 단단히 붙는다. 이 결합은 강하게 유지되어 1만 번 늘렸다 줄이는 반복 변형에도 분리되지 않는다.
이렇게 개발된 슈퍼커패시터는 300% 늘어난 상태에서도 저장 용량이 95% 이상을 유지했다. 이는 기존 기술을 크게 뛰어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이다. 실제로 팔에 부착한 상태에서 팔을 구부리는 동작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했고, 스마트폰을 이용한 무선 충전도 가능했다.
윤진환 교수는 “이번 기술은 차세대 웨어러블 기기의 핵심 전원 부품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피부에 직접 부착해 생체 신호를 측정하는 전자 피부를 비롯해 가상현실 촉각 슈트, 재활 치료용 웨어러블 기기 등 고도의 신축성과 안정성이 요구되는 다양한 응용 분야를 여는 핵심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선도연구센터사업과 한-체코 국제공동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에너지 재료 분야 최상위 국제학술지 ‘에너지 스토리지 머티리얼즈(Energy Storage Materials)'에 1월 7일 온라인 게재됐다.
[Ceramic Korea (세라믹뉴스)=이광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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