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제작온도 낮추고 전력 생산 2배, 차세대 세라믹전지 나왔다
- 고성능 프로토닉 세라믹 전기화학전지 신공정 개발
- AI 시대의 전력 문제 해결의 핵심 제조 기술로 발전 기대

(윗줄 왼쪽부터) 기계공학과 이강택 교수, 기계공학과 강예진 박사과정, 기계공학과 김동연 박사, (아랫줄 왼쪽부터) 이민철 석사과정, 오세은 박사과정, 장승수 박사과정, 김형근 박사과정. (자료제공: KAIST)

공정에 따른 프로토닉 세라믹 전기화학전지 연료극의 (a) 3차원 재구성 이미지 (b) 기공 구조 (c) 가스 수송 시뮬레이션 결과. (자료제공: KAIST)
AI 시대 전력 수요가 폭증하는 가운데, 전기와 수소를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프로토닉 세라믹 전기화학전지(PCEC)’는 차세대 에너지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이 전지는 1,500℃의 초고온 제작 공정이라는 기술적 한계를 안고 있었다. KAIST 연구진은 이러한 한계를 500℃ 이상 낮춘 새로운 제조 공정을 세계 최초로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 이광형)은 기계공학과 이강택 교수 연구팀이 전자레인지 원리와 특정 화학 성분의 ‘화학 증기(chemical vapor)’ 확산 환경을 활용한 ‘마이크로파+증기 제어 기술’을 이용해, 기존보다 500℃ 이상 낮은 온도에서 빠르고 단단하게 ‘고성능 프로토닉 세라믹 전기화학전지’를 제작할 수 있는 신공정을 개발했다고 12월 4일 밝혔다.
프로토닉 세라믹 전지의 핵심 재료인 전해질에는 바륨(Ba)이 포함되어 있는데, 바륨은 1,500℃ 이상 고온에서 쉽게 날아가 버려 전지 성능 저하의 주범이 되어 왔다. 따라서 낮은 온도에서 세라믹 전해질을 단단하게 굳힐 수 있는 기술이 전지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문제였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증기 확산(Vapor Phase Diffusion)’이라는 새로운 열처리 방법을 고안했다. 이는 전지 옆에 특수 보조 소재(증기 발생원)를 배치하고, 여기에 마이크로파를 조사해 증기가 빠르게 확산되도록 만드는 기술이다.
온도가 약 800℃에 도달하면 보조 소재에서 나온 증기가 전해질 쪽으로 이동해 세라믹 입자를 단단하게 결합시킨다. 이 기술 덕분에 기존 1,500℃가 필요했던 공정을 단 980℃에서도 완성할 수 있었다. 즉, 전해질 손상 없이 고성능 전기를 ‘낮은 온도’에서 만들어내는 세계 최초의 세라믹 전지 제작 기술이 탄생한 것이다.
이 공정으로 제작된 전지는 600℃에서 손톱만 한 1cm²크기 전지가 2W의 전력을 안정적으로 생산했고, 600℃에서 시간당 205mL(작은 종이컵 1컵 정도의 양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수소를 생성, 500시간 연속 사용에서도 성능 저하 없이 안정성 유지라는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즉, 제작 온도는 낮추고(−500℃), 작동 온도는 낮추고(600℃), 성능은 2배로 높이고(2W/cm²), 수명은 길게 만든(500시간 안정성) 세계 최고 성능의 전지 기술을 만든 것이다.
또한 연구팀은 디지털 트윈(가상 시뮬레이션)을 활용해 실제 실험에서는 관찰하기 어려운 전지 내부 미세 구조에서의 가스 이동 현상까지 분석하며 기술 신뢰성을 높였다.
이강택 교수는 “이번 연구는 증기를 이용해 열처리 온도를 500℃ 이상 낮추면서도 고성능·고안정성 전지를 만든 세계 최초의 사례”라며 “AI 시대의 전력 문제와 수소사회를 앞당길 핵심 제조 기술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자지원사업 그리고 H2 Next Round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KAIST 기계공학과 김동연 박사, 강예진 박사과정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에너지·재료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게재됐으며, 지난 10월 29일 표지(Inside front cover) 논문으로 선정됐다.
[Ceramic Korea (세라믹뉴스)=이광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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