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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권 450호 2025. 11 | 기고 ]

[김대환 교수의 문화재 기행 56] 백자 청화 풀꽃 무늬 각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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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5-10-30 12:28:49
  • 수정 2025-10-30 14:2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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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환 교수의 문화재 기행 56]


백자 청화 풀꽃 무늬 각병 

白磁靑畵秋草紋角甁


글_김대환 동곡뮤지엄 관장·문화유산 평론가


「백자청화풀꽃무늬각병」 조선시대⎜높이 22cm, 입지름 4cm, 바닥굽 9.4x9.4cm


18세기 중엽에 만들어진 금사리 관요의 청화백자 사각 병이다. 몸통의 은은한 발색과 소박한 태토가 이 시기 이 지역 의 특징으로 조선시대 청렴한 선비의 특징이 가장 잘 배어 있는 도자기로 담백한 미감을 느낄 수 있는 높은 수준의 작 품이다. 사진1)


각이 진 4면의 몸통에 비해 목이 길고 좁으며 입구는 살짝 벌어져 있으며 단정하고 안정된 비례의 몸통으로 관요백자 특유의 균형감이 있다. 각 면마다 그려진 무늬는 이 유물의 예술성이 정점에 이르게 하는데 화분과 괴석, 가을 풀꽃이다. 이런 무늬는 청빈한 선비의 고상한 취향을 반영한 것으로 괴석과 난초는 군자의 청아함과 절개, 학문적 고결함을 상징한다. 4면의 무늬는 동일 계열의 괴석과 들풀들로 통일감을 주었으나 각 면의 무늬는 의미의 차이가 존재한다. 제1면에는 난초인데 군자의 네 가지 절개 중 하나로 향기와 절개로 청아한 선비의 상징이며 고결함, 정절, 은은한 덕 등을 의미한다. 


제2면에는 신선초인데 신선들이 먹는 불로장생의 풀로 무 병장수, 불멸을 의미하며 신선의 이미지를 자아내는 등도 교적인 의미를 내포한다. 제3면에는 봉오리 모양의 꽃들이 많이 달린 패랭이꽃으로 소박하고 강인한 생명력을 상징하며 순정, 정직, 청순함, 자연미 등을 의미하여 조선 후기 도자기 무늬에 자주 등장한다. 제4면에는 쑥부쟁이로 가을에 들에 피는 대표적인 꽃으로 기다림, 인내, 추억, 변치 않는 사랑을 뜻하며 늦가을의 쓸 쓸함과 청아한 풍류, 가을 풀꽃의 전형으로 청빈한 조선 선비의 고독한 심경을 가장 잘 나타낸다. 사진2, 3)


이 유물에 그려진 무늬는 단순한 ‘장식 식물’이 아니라 군자의 삶과 신선에 대한 동경, 소박한 정서, 인내와 풍류라는 조선 선비가 추구하던 사상적 메시지가 담긴 작품으로 당 대의 명작에 해당한다. 청화의 발색은 회청색에서 진한 청색까지 코발트 안료의 절제된 농담의 차이가 있는데 이는 18세기 초 중엽의 금사리 관요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안료가 지나치게 번지지 않고 선명하게 구사된 점은 유물의 품격을 보여준다.


몸통은 정 사각형의 바닥 판과 4면의 직사각형의 판을 맞대어 결합하고 위에 어깨판을 얹고 기다란 목을 접합하였다. 성형 당시에 모서리의 미세한 눌림과 안쪽으로 살짝 말린 선이 보인다. 판 성형의 이음선 정리 수준이 매우 높고 완만한 어깨와 약간 벌어진 입구, 가늘고 길게 뽑은 목선 등이 몸통의 비례와 조화를 이루며 정갈하고 소박한 멋이 나타난다. 바닥은 굽이 따로 없고 평평하게 처리되었으며 소성시에 닿은 흔적과 넓게 퍼진 화착면에 미세한 철분 점토 입자가 보이고 색조도 완전히 희지 않고 다소 누런 기운이 보이며 노출된 태토가 황갈색으로 변한 모습이다. 부분적으로 묻은 유약을 훑어낸 흔적이 있고 이러한 바닥처리 방식은 금사리 관요 사각병의 특징 중 하나이다. 사진4, 사진5) 몸통의 전면에 골고루 시유된 유약은 투명하면서 은은한 유백색을 띠며 광택은 지나치게 강하지 않고 은근한 감이 느껴진다. 몸 통 벽의 가까이에 작은 기포와 미세한 빙렬은 이 시기의 자연스러운 소성 흔적이다. 또한 유약이 고르게 퍼진 듯하지만, 곳곳에 희미한 유약의 얼룩이 보이는데 이는 금사리 관요백자의 특징이다. 


금사리 백자의 네 종류의 풀꽃 무늬는 청빈 한 조선 선비의 고결한 취향, 자연속 청순함, 신선 세계의 동경을 추구하는데 이 유물은 자연의 들풀들을 작은 화분 속에 괴석과 함께 무늬를 그린 매우 특별한 경우로 지금까지 알려진 유물은 두세 점에 불과하다. 자연의 소박한 아름다움을 항상 곁에 하고 싶었던 청빈한 선비의 심성이 담겨있는 귀중한 문화유산이다.



<본 기사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세라믹코리아 2025년 11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보기에서 PDF 전체를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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