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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권 449호 2025. 10 | 기고 ]

김대환 교수의 문화재 기행 55_청자 압인양각 연못동자무늬 도판
  • 관리자
  • 등록 2025-09-30 13:26:42
  • 수정 2025-10-30 12:3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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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환 교수의 문화재 기행 55


청자 압인양각 연못동자무늬 도판

靑瓷壓印陽刻蓮池童子紋陶板


글_김대환 동곡뮤지엄 관장·문화유산 평론가


「청자 압인양각 연못동자무늬 도판」 고려시대⎜가로 23cm, 세로 17cm, 높이 1cm


오늘날 전해지는 고려청자는 그 대부분이 무덤에서 출토되거나 바다에서 출수된 유물이 대다수이다. 따라서 생활 용기로 제작된 청자가 대부분인데 병, 대접, 접시, 항아리, 제례 용구 등이고 피리, 장고 등 악기류도 소량 전해진다. 그런데 관청, 사찰, 궁궐 등의 건물지에는 생활 용기 이외에 건축부재로 특수하게 만들어진 청자도 간혹 출토된다. 청자기와, 청자 난간기둥, 청자 도판(벽타일) 등 다양하게 사용되었다. 특히 청자 도판은 고려시대 사기장의 예술성과 장식성의 뛰어난 수준을 내포하고 있는 유물로 현존하는 작품은 대부분이 파손 상태이며 온전한 유물은 국내외 몇 점에 불과하다. 그동안 알려진 거의 온전한 청자 도판은 국립중앙박물관 2점, 리움미술관 1점, 송암문화재단 1점, 호림박물관 1점, 미국 메트로폴리탄미술관 1점, 일본 오사카 동양도자미술관 2점으로 모두 8점이다. 이 도판들의 무늬는 상감기법으로 만들어진 새, 꽃나무, 물가풍경 무늬로 화려하게 의장화되어 있으며 모두 일정한 양식의 외곽선을 두르고 있다. 사진7~13)


「청자 압인양각 연못동자무늬 도판」은 장식용 타일로 벽에 부착했던 유물로 청자 도판 중에 유일한 압인 양각기법으로 제작되어 지금까지 알려진 청자 도판 중에서 가장 이른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1) 


청자 도판의 무늬는 4면의 가장자리에 번개무늬의 띠를 둘렀고 중앙의 윗부분은 정자에 앉은 부부모습과 그 아래로는 아이들이 뛰며 노는 장면이다. 도판의 왼쪽 아랫부분은 물가풍경 무늬로 오리가 헤엄치고 있으며 오른쪽에는 물 위에 떠 있는 구름과 날아가는 한 쌍의 학으로 신선 세계를 묘사했다. 사진3)


청자 도판의 왼쪽에는 커다란 기암괴석과 파초나무를 배치했는데 기이한 형태의 괴석은 변치 않는 군자의 덕목과 품격을 나타내며 무성한 파초의 잎은 그늘로 풍류를 즐기는 선비를 연상시킨다. 즉, 선비의 삶과 정신세계를 다층적으로 보여주는 중요한 요소이다. 사진4)


청자 도판 가운데의 무늬는 긴 난간이 둘러진 정자에 부부가 앉아서 즐겁게 나팔 불며 노는 5명의 아이들을 보며 행복해하는 장면을 묘사했는데 정자는 문인의 이상세계와 은둔, 풍류를 나타내며 아이들은 다산, 풍요, 행운을 기원하는 의미이다. 사진2)


청자 도판의 오른쪽에는 낮은 바위 언덕에 커다란 고목이 있는데 탐스러운 복숭아가 주렁주렁 열려있다. 복숭아는 예로부터 장수를 상징하는 과일로 여겨졌는데 그중에 천도복숭아는 신선이 먹는 과일로 불로장생의 의미를 담고 있다. 사진5)


이 청자 도판에 등장하는 누각 인물, 아이들, 학과 구름, 물가 풍경, 괴석과 파초, 천도복숭아나무 등은 고려시대 귀족들이 꿈꾸던 자연 속의 이상적인 삶을 갈망하는 기복신앙을 바탕으로 도교적 선계사상과 이상이 담겨있다. 


맑고 투명한 청자유약은 비취색을 띠고 있으며 깊게 눌러 찍은 도판의 무늬는 세부적인 표현까지 잘 드러나 있다. 청자 도판의 뒷면은 삼베 흔적이 찍혀있어서 건조과정에 삼베를 사용하였음을 알 수 있으며 유약을 바르지 않고 소성하였다. 사진6)


현존하는 청자 도판의 무늬는 새, 나무, 꽃 넝쿨 등 의장적인 것이 대부분인데 이 청자 도판은 고려인들의 서정적인 풍경과 간절한 기복신앙이 함축된 풍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명품 고려청자이다. 유물의 보존 상태도 양호하며 정교한 도예 기술과 예술적 감각의 탁월함, 고려인의 사상이 결합된 희귀한 작품으로 영구 보존되어야 할 문화유산이다. 


<본 기사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세라믹코리아 2025년 10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보기에서 PDF 전체를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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