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7주년 기념
Special 첨단 바이오 융합소재 개발 동향과 미래 전망(1)
차세대 웨어러블 초고속 자가 치유 전자피부 개발
김혁_서울시립대학교 전자전기컴퓨터공학과 교수
이용주_서울시립대학교 전자전기컴퓨터공학과 박사과정
1. 서론
21세기에 들어 개인의 건강과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으며, 이에 따라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은 기존 병원 중심의 치료 모델에서 벗어나 개인의 생리적 상태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관리할 수 있는 맞춤형 웨어러블 시스템 중심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특히, 센서 기술, 무선 통신 기술, 인공지능(AI) 기반 생체 신호 분석 기법의 융합은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폭발적 성장을 이끌어내며, 새로운 기술 기반 시장과 서비스를 창출하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의료 서비스의 패러다임을 병원 방문 이후 진단·치료 중심에서, 일상생활 속에서 예방하고 조기 대응할 수 있는 능동적이고 개인화된 건강관리 체계로 전환시키고 있다.
특히, 개인의 생리적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질병 예방, 조기 진단, 치료 반응 모니터링 등 다양한 의료 분야에서 핵심 도구로 부상하고 있다. 심전도(ECG), 근전도(EMG), 혈당, 체온, 혈압 등 다양한 생체 신호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술은 고령화 사회와 만성질환자 증가에 따라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으며, 개인 맞춤형 의료서비스와 예방의학을 실현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전 세계 웨어러블 헬스케어 시장은 2024년 미화 912.1억 달러 규모를 형성하였으며, 2032년까지 약 3,247.3억 달러로 256% 이상의 성장이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폭발적 성장세는 건강관리뿐 아니라 스포츠 과학, 피트니스, 재활, 정신 건강 관리, 나아가 산업 안전 분야까지 웨어러블 기기의 활용 영역을 빠르게 확장시키고 있다. 이 가운데, 인간 피부와 유사한 기계적 특성(유연성, 신장성, 피부 밀착성)을 갖춘 전자피부는 차세대 웨어러블 기술의 핵심 플랫폼으로 각광받고 있다.
그림 1. 웨어러블 헬스케어 시장 성장 전망(2024–2032) 및 제품군별 점유율 분포 (Fortune Business Insights. (2024). Wearable Medical Devices Market Size, Share & Growth Report, 2024–2032.)
전자피부(E-skin)는 온도, 압력, 응력, 생체전기 신호 등 다양한 물리적 및 생리적 신호를 정밀하게 감지할 수 있으며, 장시간 착용 시에도 생체적합성을 유지하고 착용자의 움직임에 따라 유연하게 작동하도록 설계된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전자피부는 다양한 분야에서 차세대 인터페이스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전자피부는 심전도(ECG), 근전도(EMG), 체온, 혈압 등 생체 신호를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건강 모니터링 분야에 적극적으로 활용된다. 이를 통해 만성 질환의 조기 발견과 일상적인 건강 관리를 지원할 수 있으며, 웨어러블 헬스케어 플랫폼과 연계되어 개인 맞춤형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인체에 삽입 가능한 초박형 센서 형태로 적용되는 이식형 디바이스로도 개발되어, 조직 상태 모니터링이나 장기 이식 후 관리 등 정밀 의료 분야에서도 응용되고 있다.
이와 함께, 전자피부는 혈액 내 바이오마커 감지, 상처 치유 모니터링과 같은 생의학 센서로서의 역할도 수행하며, 무선 통신 기능이 추가된 형태에서는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무선 기술 기반 플랫폼으로 확장되어 원격 모니터링과 스마트 의료 환경 구축에 기여하고 있다. 자기장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자기장 센서로도 활용되어, 근육 움직임 분석이나 소프트 로보틱스 분야에 응용되고 있으며, 유연한 초박형 집적회로를 통합해 다기능 센서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전자피부는 또한 손끝 압력이나 필기 패턴을 인식하는 전자 서명 기능을 통해 보안 인증 및 개인식별 기술로 확장 가능하며, 손상 발생 시 스스로 복구하는 자가치유 기능을 통해 장기 신뢰성과 내구성을 크게 향상시킨다. 플렉시블 전자 소자 기반의 플렉시블 셀과, 압력이나 응력에 따라 색상 변화를 나타내는 비주얼 디스플레이 기술 역시 전자피부에 접목되어, 다양한 인터랙티브 웨어러블 디바이스 개발이 가능해졌다.
한편, 전자피부는 인체나 로봇 표면에 가해지는 압력을 고해상도로 측정하는 압력 매핑 시스템이나, 미세한 비틀림, 압축, 인장력을 정밀하게 감지할 수 있는 힘 센서로도 구현되어, 재활 로봇, 인공 관절, 스포츠 분석 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또한, 미세 온도 변화를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온도 센서로서, 의료 진단 및 로봇 환경 인식 기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전자피부는 이러한 다양한 기능을 바탕으로, 손상된 감각을 대체하거나 보완하는 감각 보철분야, 인간의 의도를 정확히 기계에 전달하는 인간-기계 인터페이스분야에서도 핵심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이처럼 전자피부는 정밀 의료, 스포츠 과학, 근골격계 재활, 인공피부, 로보틱스 인터페이스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새로운 응용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으며, 미래형 스마트 헬스케어 및 소프트 로보틱스 기술의 발전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림 2. 전자피부(E-skin)의 핵심 특성과 주요 응용 분야 (Advanced Science 2015, 2(10) 1500169)
하지만 기존 전자피부 기술은 구조적 및 기능적 손상에 매우 취약하다는 근본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 전자피부는 신체와 장시간 접촉하며 다양한 기계적 자극(마찰, 굽힘, 신장)과 환경적 요인(땀, 습도, 온도 변화 등)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기 때문에, 미세 균열이나 전도 경로 단절, 계면 박리와 같은 손상이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이로 인해 감지 민감도 저하, 전기적 신뢰성 저하, 궁극적으로는 센서 기능의 상실이 초래될 수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고무형 기판, 신축성 전극, 파형 구조 설계 등 다양한 기술이 개발되었으나, 이는 단순히 손상 발생을 지연시킬 뿐, 손상 자체를 근본적으로 복구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에는 외부 개입 없이 손상 부위를 스스로 복원할 수 있는 자가치유 기능이 접목된 전자피부 기술이 각광받고 있다. 자가치유 전자피부는 생체 피부처럼 손상 부위를 자발적으로 복원하여 소자의 수명을 연장시키고, 유지보수 비용을 절감하며, 실시간 감지 신뢰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 나아가 웨어러블 시스템 전체의 안정성과 지속가능성을 대폭 강화하는 기술적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자가치유 메커니즘은 일반적으로 세 가지 범주로 구분된다. 첫째는 수소결합, 금속-리간드 상호작용, π–π stacking, 이온 상호작용 등 비공유 상호작용 기반의 물리적 자가치유 메커니즘이다. 이 방식은 실온에서도 자발적 회복이 가능하고, 반응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을 지니나, 기계적 강도나 반복 치유성 측면에서는 다소 제한적일 수 있다. 둘째는 Diels–Alder 반응, imine 결합, boronic ester, disulfide exchange 등 가역적 공유 결합 기반의 메커니즘으로, 반복적인 손상–복원 사이클 속에서도 높은 구조적 복원력을 유지할 수 있어 웨어러블 소자에 특히 유리하다. 셋째는 고분자 매트릭스 또는 나노복합체 내 위상 재배열(phase reconfiguration)을 통해 유동성 회복 및 전도 네트워크 재구축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전기적 신뢰성 회복에 강점을 가진다.
최근 연구들은 전자피부에 다양한 기능을 통합하는 다중 감지 기능의 통합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 압력, 온도, 전위, 근전도 등 다양한 생체 신호를 하나의 소자 내에서 동시에 감지할 수 있도록 하고, 소재의 압전성, 이온전도성, 광전효과 등을 최적화하여 고지능 센서 플랫폼으로 진화시키고 있다. 특히, 머신러닝 기반 신호 해석 기술과 연계함으로써, 수집된 대량의 생체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하고 사용자의 상태를 예측하는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시스템 구축이 가능해지고 있다.
이러한 고도화된 기능을 실제 산업 현장에서 활용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자가복원 기능을 넘어 초고속 자가치유 특성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특히 근전도 기반 피로도 모니터링, 운동 분석, 재활 치료 등 실시간성이 중시되는 응용 분야에서는, 손상 후 수 초 이내에 센서 기능이 완벽히 회복되어야 신뢰성 있는 측정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결합 재형성 속도 향상, 결합 에너지 장벽 최소화, 외부 자극 의존성 감소를 목표로 한 고분자 설계 최적화가 요구되며, 반복 손상–복원 사이클 속에서도 기계적 물성 및 전기적 특성을 유지하는 고내구성 복합체 설계가 병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기술은 단순한 기능 복원을 넘어, 전체 웨어러블 시스템의 신뢰성과 사용자 경험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다. 자가치유 전자피부는 데이터 단절이나 신호 해석 오류를 방지하여, 신뢰할 수 있는 생체 신호 감지 및 분석을 가능하게 하고, 장기 착용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동작할 수 있는 기반 기술로 작용한다. 헬스케어뿐 아니라 스포츠, 국방, 로봇공학, 휴먼-머신 인터페이스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으며, 이는 차세대 바이오센서 산업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기술적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향후 자가치유 전자피부 기술이 시장에서 실질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술 신뢰성, 대면적 제조 공정과의 호환성, 피부자극성 및 생체적합성 검증, 상용 디바이스와의 통합 가능성 등 다양한 요소에 대한 다각적 검토가 필요하다. 또한 대량 생산을 위한 프린팅 기반 패터닝 기술 개발, 롤투롤 공정 최적화, 환경 내구성(습도, 자외선, 세척 등) 확보 등도 상용화에 있어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고령화 사회의 도래, 만성질환자 증가, 헬스케어 데이터 기반 AI 분석 수요 확대와 같은 사회적 변화와 맞물리며, 자가치유 전자피부는 단순한 소재 기술을 넘어 미래형 건강관리 패러다임을 혁신할 융합기술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
본 기고에서는 이러한 기술적 배경을 바탕으로 자가치유 전자피부 기술의 주요 메커니즘, 구조 설계 전략, 실용화를 위한 성능 지표 및 실제 응용 사례를 통합적으로 고찰하고자 하며, 최근 본인이 수행한 연구 성과를 중심으로 고속 치유가 가능한 전극 구조, 생체신호 기반 실시간 분석 플랫폼, 머신러닝 기반 예측 시스템과의 융합 가능성 등을 중심으로 기술적 성과와 향후 전망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하 생략
<본 기사는 일부 내용이 생략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세라믹코리아 2025년 6월호를 참조바랍니다. 정기구독하시면 지난호보기에서 PDF 전체를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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