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태양광으로 이산화탄소를 연료로 바꾼다

태양빛과 물만으로 이산화탄소를 탄화수소로 전환시키는 이산화티타늄 촉매 메커니즘. (자료제공: IBS)
지구온난화를 촉발하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탄소중립은 전 세계적으로 화두다. 국내 연구진이 별도의 화합물 첨가 없이 물과 태양빛만으로 이산화탄소를 유용한 연료로 바꿀 수 있는 새로운 촉매를 개발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현택환 나노입자 연구단장 연구팀이 이산화탄소를 메탄·에탄 같은 유용한 탄화수소 에너지로 전환하는 광촉매를 개발하고, 그 작동 원리를 규명했다고 지난달 4일 밝혔다.
광촉매(photocatalyst)는 태양광 에너지를 화학연료로 직접 전환할 수 있는 친환경 시스템이다. 연구진은 안정화된 구리 원자와 이산화티타늄 광촉매 사이에서 일어나는 금속-지지체 상호작용(Metal-Support Interaction)에 주목했다. 금속-지지체 상호작용은 지지체와 그 위에 올려진 금속촉매 사이에서 일어나는 화학작용을 말한다. 촉매의 활성을 높이기 위한 필수 요소지만, 원자 단위의 정밀한 조정이 어려웠다.
연구진은 금속-지지체 상호작용을 원자 단위에서 조절하면 이산화탄소가 효과적으로 전환될 수 있는 활성점(active site)이 생긴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에 기반하여 단원자 구리/이산화티타늄 촉매를 설계했다. 이렇게 최적화된 광촉매는 기존 이산화티타늄 광촉매에 비해 60배 이상 높아진 효율로 이산화탄소를 메탄, 에탄과 같은 탄화수소 연료로 전환시킬 수 있었다.
공동교신저자인 인수일 DGIST 교수는 “이번 연구의 결과는 이산화티타늄 광촉매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종류의 광촉매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데 전반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택환 단장은 “탄소중립 사회를 위해서는 탄소 사용을 줄이는 동시에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다시 화학연료로 바꾸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추가 연구를 진행한다면 광촉매를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에탄올, 프로판올 등 더 고부가가치의 화학물질로 전환시키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에너지 환경과학 분야 학술지 ‘Energy & Environmental Science’에 9월 20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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