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爐, Furnace)장이들이 성장시킨 기업
공업도시로 유명한 경북 구미시에 위치한 ‘㈜에스티아이(대표 서태일)’는 열처리 장비 제조 전문 업체다. 세라믹, 금속, 비철, 광섬유 등 소재 분야 열처리 장비와 도예용 전기가마 사업을 필두로, 미래성장 동력 산업인 태양전지, 수소연료전지 등 에너지 분야까지 사업 역량을 넓혀가고 있는 글로벌 강소기업이다. 현재 ㈜에스티아이는 전기로사업부, 전기가마사업부, 환경사업부, 광섬유장비사업부를 운영하고 있다.
㈜에스티아이는 1989년 소형 전기로를 생산하면서 시작되었다. 당시 전기로 산업 특성상 주문자 생산방식이다 보니 일정한 매출을 유지하기 힘들었고, 경제 상황에 따라서 흔들림이 심해 어려움이 많았다. 특히 열처리는 소재, 전기, 전자, 기계 등 다양한 산업에 적용되기 때문에 임직원들이 각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중요했다. 이를 위해 ㈜에스티아이는 기술개발과 혁신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연구원 비중을 전체 인원의 30%까지 늘리고 매년 2~3건의 국책과제를 진행하는 등 지속적인 연구와 공정기술개발을 실천해 왔다. 또한, 전문성을 위해 ‘로(爐, Furnace)장이’라고 할 수 있는 10년 넘은 경력자들이 각 사업부서 별로 배치됐다. 그 결과 세계 최초로 고체 환원제를 개발해 전기가마에서도 환원이 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다. 또한, 10건 이상의 관련 기술 특허를 등록·출원했으며, 국내 광섬유 모재 장비 제조업체 중 최초로 제조 전체 공정을 갖추는 등 제품 품질 개선에도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고객 만족 실천을 위해 전 제품과 설비를 구매한 고객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에스티아이는 2013년 500만 불 수출의 탑 수상, 2014년 대구경북첨단벤처산업 대상, 2015년 제52회 무역의 날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지난해엔 진취적인 경영활동과 지속적인 기술개발로 지역 경제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구미시에서 선정하는 2016년 11월의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한편 ㈜에스티아이는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운영하는 ‘일·학습 병행제’를 경북지역에서 처음으로 시행하기도 했다. 특성화고 및 마이스터 고등학교와 인력양성사업 MOU를 체결하는 등 실무형 인재를 양성하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 고용시장 활성화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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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노력
2014년엔 모기업이 사업부를 매각하면서 ㈜에스티아이는 홀로서기를 해야만 했다. 이에 서태일 대표는 위기를 기회로 삼고 해외로 눈을 돌렸다. 해외시장 판로개척이 쉽지 않았지만 설비와 공정기술을 같이 판매하면 훨씬 시장에 진입하기 쉽고 이익도 많이 남길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소 무리한 결정이었지만 시설과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인력을 충원하는 등 해외시장 개척에 힘을 쏟았다. 이러한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노력으로 2016년 중국에 180억 원의 수출계약을 성사시키는 등 현재는 미국, 인도 등 다양한 해외시장 판로개척을 눈앞에 두고 있다. ㈜에스티아이가 쌓아온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과 제품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서 대표는 “내수시장 악화로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동안 많은 시련들이 있었지만 선행기술개발에 힘쓰고 어려움을 함께 극복해온 임직원들에게 고마움을 표한다”고 전했다.

㈜에스티아이는 최근 광섬유 모재 설비 수출에 집중하고 있다. 광섬유 모재 설비 기술력은 세계 1, 2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인정받고 있다. “광섬유 시장에 진입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조만간 광섬유 사업을 선도하는 ㈜에스티아이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 목표 아래 전 임직원이 힘을 합쳐 더 좋은 미래를 향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서 대표는 더 나아가 우리나라 열처리 장비 분야가 해외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대표는 “국내 열처리 장비를 만드는 대부분의 업체들이 하드웨어격인 설비만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며 “하드웨어에서 끝이 나는 것이 아니라 소프트웨어도 함께 병행해야 독자적인 기술개발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전했다.
여현진 기자 smycza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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