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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화숙의 흙작업전 2005.5.11 - 2005.5.17 가나아트스페이스 1F
  • 편집부
  • 등록 2005-07-03 01: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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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에 대한 사유 글 김진아 _ 홍익대학교 도예연구센터 연구원 차화숙은 벌써 10여년째 꽃을 작품의 소재로 삼고 있다. 실제로 작가들은 작업실 주변 환경에서 작품의 소재를 찾는 경우가 많다. 마을 근처의 길가나 풀밭에 피는 들꽃들을 흔히 볼 수 있는 환경에서 꽃을 작품의 소재로 끌어들이는 것은 어쩌면 지극히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녀의 작품이 관객들의 눈길을 끄는 이유는 대중에게 쉽게 어필되는 소재를 선택했기 때문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작가는 주로 항아리나 화병, 각종 그릇 등 실용적 형태의 작품을 제작해왔다. 그러나 이번 전시에서는 그러한 기물들은 찾아볼 수 없다. 그 대신 전시장 한 쪽에 자리를 펴고 다탁茶卓을 놓았다. 작품을 사이에 두고 작가와 관객이 마주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즉, 다탁이나 소반小盤이라는 형태는 관객들과의 소통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 보여준 작품들은 매우 회화적이다. 원래 차를 마시는 다탁으로 제작되었지만 그것들이 벽에 걸리면서 마치 한 폭의 회화작품 같은 느낌을 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작가의 자율적 조형의지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귀얄이나 수지문 같은 기법들이 풍부한 표현성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빠른 속도감을 가진 귀얄의 흔적과 화장토가 마르기 전에 그린 선화線畵는 작품의 회화성을 더욱 두드러지게 하고 있다. 또한 일정한 형식없이 자유분방하게 그려져 있는 그림들은 대상의 재현보다는 정신적인 면에 기저를 두고 있는 듯 하다. 작가는 몇 번이고 마음 속에서 생각한 대상을 그리고 지우는 과정을 거쳐 사유의 끝에 있는 대상을 표현한다. 그래서 화면에 나타나 있는 꽃들은 단순하고 상징적이다. 그리고 빠른 손놀림에 의해 나타나는 화장토의 우연한 효과를 배경으로 하는 그 꽃들은 관객들에게도 무한한 생각의 여지를 제공하고 있다. 차화숙의 작품이 대중들에게 어필되는 또 다른 이유는 분청이라는 전통적인 프로세스의 현대적 변형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그녀의 작품은 분청도자가 갖는 고유한 속성인 실용성과 기능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순수미술적인 요소를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데 의미가 있다. 특히 강렬한 원색의 안료와 화장토를 여러 겹 겹쳐 칠한 작품들은 1950년대 미국의 색면회화all-over painting 기법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전통적인 프로세스가 주는 추상적인 효과를 잘 보여주었다고 여겨진다. 자연에서 소재를 얻고 그것을 조형으로 이루어 내기까지는 많은 사고와 사유의 과정이 필요하다. 차화숙은 앞선 전시를 통해 자연의 형태를 재현하기도 하였으며, 자연에서 추출된 추상적인 아름다움도 보여주었다. 이제 그에게 남아있는 과제라면 있는 그대로의 순수한 사유에서 얻어지는, 질료적 탐구가 수반된 조형이라고 생각한다. 꽃의 근원을 찾아가다 보면 그 끝에는 결국 자연이 있고, 그 자연의 원초적 모습을 가장 잘 반영하는 것은 결국 그녀가 다루고 있는 흙이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번 전시를 거울삼아 끊임없는 실험과 다양한 변화를 추구하며 더 많은 생각의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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