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분청사기의 원조는 무안’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남 무안군에서 30년간 분청사기를 만들어 오고 있는 정철수(56)씨는 지난 2월 19일, 일본인 히구찌 교수가 자신에게 기증한 ‘미시마하께메三島刷毛月(한국명 ‘분청귀얄문’)’라는 책자와 함께 무안지역에서 출토돼 소장하고 있는 분청사기 5점을 공개했다. 이 책의 내용에 따르면 무안은 고려말부터 청자를 시작으로 인화문자기-분장문자기-무지반덤벙자기-귀얄문자기-순분청자기로 계보가 이어져 왔고, 특히 이중 무지반덤벙자기는 조선시대 당시 관명을 찍어 서울에 납품할 만큼 당시 대표분청사기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한다. 이 책은 일제 강점기에 야마다만기찌로라는 일본인이 무안에 30년간 거주하면서 무안가마터와 무안분청사기를 연구, 이를 당시 서울에서 발간됐던 잡지 <다완>에 기고했던 글을 모아 펴낸 책으로 일본인 헌책방에 묻혀 있던 것을 분청사기에 관심있는 일본인이 발견, 한화 8만여원에 구입한 것이다. 이후 이 일본인이 무안분청사기 현장을 직접 보고자 지난 3월 4일 무안을 방문했다가 정철수씨를 만나게 돼 정씨의 작품 1점과 책을 맞교환해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게 됐다.
책의 내용을 입증하듯 현재 무안에는 무지반덤벙자기를 생산한 이나문가마터와 귀얄문가마터를 비롯해 10여곳의 가마터가 발견돼 있다. 하지만 훼손방지를 위해 무안지역 도예인들이 이같은 사실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철수씨는 “무안의 무지반덤벙자기는 조선 초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자기로서 관명이 찍혀 서울에 보급됐지만 임진왜란 이후부터 공급 운송과정의 문제로 광주 분원이 생기면서 그 맥이 끊긴 것이다. 따라서 무안지역의 자기는 재평가가 시급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무안군에 거주하며 무안분청의 맥을 잇고 있는 12인의 도예가들은 오는 5월 4일부터 8일까지 무안군 월선리예술인촌에서 <제1회 무안분청모듬전>을 열고 그동안 공개하지 못했던 무안의 조선분청사기 10점을 일반에 공개하고 노천가마를 통한 원시토기 재현식 행사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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