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석주미술상 수상자로 장진 경희대학교 예술디자인대학 도예과 교수가 선정됐다. 올해로 16회를 맞는 석주미술상은 원로여성조각가 윤영자 선생이 여성작가들을 격려하기 위해 제정한 것으로 매년 국내 중견 여성 작가 중 괄목할 만한 활동을 보인 작가를 선정하는 미술상이다. 특히 올해는 탁월한 재능과 참신한 창의력으로 우리 공예를 이끌어온 2명의 여성공예인(장진, 유리지)에게 이 뜻깊은 상이 주어졌다. 올해의 심사위원은 권순형 위원장을 비롯 이신자, 김윤순, 최현칠, 유준상씨가 맡았다.
수상자 장진 교수는 30여년간 ‘생활 속의 예술’로 도자기를 만들어 왔고 조형을 통한 도조 작업과 신표현주의 경향의 ‘인물’과 ‘연탄’ 시리즈, 최근 미니멀리즘의 ‘풀내음’으로 이어지는 도자세계를 이어왔다. 그의 작품은 여성의 섬세함과 개성있는 색채로 이야기하고 속삭이는 아름다운 선율의 아리아를 듣는 듯 고급스러운 조형미를 자랑한다. 또한, 특유의 조형미와 쓰임이라는 두가지 공예적 숙제를 조화롭고 자유롭게 표현한다. 그는 70년대에는 도기 작업에만 몰두하여 물레 성형과 판 작업, 캐스팅, 유약, 번조 등 일련의 숙련된 기술을 습득했으며 그후, 20여년간은 현대 도예의 조형적 작업으로 추상표현주의에 심취, 도예의 틀에서 벗어난 조형적 실험으로 오브제 작품을 제작하기도 했다. 최근 몇년간은 그동안의 작업적 흐름을 담은 듯한 생활도자기 작품으로 많은 이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지난해 여름에는 폴란드로 건너가 유명도요지인 볼레스바비에치에 머물면서 제작한 「풀내음」 연작을 통해 흙의 원초성을 새롭게 확인하고 순수조형의 미적 탐구와 개념을 모색하기도 했다.
제16회 석주미술상의 공동 수상자로는 유리지 서울대 교수(금속공예)가 선정됐으며 올해 새롭게 신설된 특별상 부문은 김영석 마니프조직위원장이 수상했다. 시상식은 지난달 11일 대한민국예술원 미술관에서 열렸으며 수상자의 작품은 지난 3월 16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인사동 쌈지골목 갤러리숨에서 선보였다.
김태완 기자 anthos@paran.com
INTERVIEW
제16회 석주미술상 수상 소감은?
“30여년간 흙을 만져오면서 느꼈던 많은 어려움과 시간들이 석주상으로 인해 조금은 보상된 듯 위로의 마음이 듭니다. 앞으로 더욱 새로운 사고와 시각을 갖고 창작의 길을 게을리하지 않겠습니다. 아울러 그동안 항상 곁에서 저를 많이 도와준 제자들에게 그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최근 본인 작품 경향의 다양성과 변화 이유는?
“저는 항상 변화를 좋아합니다. 기器를 하다보면 오브제object가 하고 싶고 오브제object를 하다 보면 기器에 대한 새로운 발상이 떠오르곤 합니다. 언제든지 자유롭게 하고 싶은 대로 작업합니다. 지난 여름 폴란드 볼레스바비에치로 건너가 마치 르네상스 시대의 연극무대와 같은 고풍마을에서 각국의 작가들과 세미나와 작업을 하면서 또다른 주제의 오브제 작품 「풀내음Green Smelling」을 시도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예술이란 새로워야 한다고 주장하며 항상 자유로운 생각을 갖고 인생을 즐겁게 살기위해 노력합니다. 자유롭다는 것은 미처 경험하지 못한 것에 대한 호기심과 집중력을 갖게 합니다.”
교육자로서 후배와 제자들을 위한 조언 한 말씀?
“예술이란 외계의 공간이나 다른 시대에서 오는 것이 아닙니다. 동시대와 그 속의 삶과 단단히 결속되어 있습니다. 우선 자기 일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하며 그 일을 함으로써 행복을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행복한 사람만이 좋은 작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기초를 튼튼히 해야 하며 흙 이외의 다른 재미있는 많은 일들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이 많아야 합니다. 즉, 다시 말해 도예뿐만 아니라 음식과 차에 대한 지식 가구 건축 음악 영화 등 잠잘 시간이 아까울 정도로 많은 것에 즐거움을 갖고 관심을 갖게되면 이러한 모든 것들이 내재된 좋은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보다 폭넓은 활동을 할 계획입니다. 현재 프랑스 파리의 한 갤러리와 전속계약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과연 외국에서의 반응은 어떨지 제 자신도 무척 궁금하기도 하고 설레기도 합니다. 제가 살고 있는 이 시대의 느낌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것이 가장 한국적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한 올 10월에 있을 마니프MANIF 참여도 준비해야하고, 교육자로서의 본분도 충실해야하는 등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많이 바쁘지만 항상 즐겁고 행복한 삶을 위해 노력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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