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진 이묘숙 공예갤러리 나눠요 대표
미국에서 얻은 소중한 경험
미국 L. A Lakewood에 위치한 갤러리3(대표 손 청)에서 ‘우리그릇 초대전’이 지난 1월 15일부터 21일까지 일주일간 열렸다.
필자와 갤러리3의 손 청대표가 함께 기획한 ‘우리그릇 초대전’은 미국 현지인들은 물론 교포들과 함께 한국의 도자문화를 체험하고 고향의 향수를 나눌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었다.
주로 전시주제에 걸맞은 실용도자기들로 사발, 반상기, 옹기접시, 항아리, 자배기, 발 등 300여점을 선보였다.
이번 전시에서의 성과는 무엇보다 우리의 그릇을 반갑게 여기는 교민들의 반응이었다. 공예품에 대한 안목은 부족하지만 우리고유의 그릇이란 점에 큰 관심을 보였고, 특히 식탁에서 활용할 만한 작품에 많은 눈길을 주었다.
교포사회의 문화적 불균형
필자가 본 현지 교민들의 문화적 수준은 아이러니하게도 한국보다 10년은 뒤쳐져있다고 말할 수 있다.
경제적 안정도 갖추었고, 여가생활도 즐길 만큼 여유도 있었지만, 이민초기 생활부터 일이 우선시 되었던 생활습관 탓에 경제수준과 문화수준은 별개가 된 것이다. 반면 교포 2~3세의 젊은이들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빠르게 다양한 문화를 흡수했겠지만, 역시 중 장년층의 교포들은 예술이나 공예문화를 대하는 수준이 90년대의 한국을 보는 듯 했다. 삶의 질이 높다는 선진국 환경 속에서의 불균형적 현상이지만, 사실 이는 이민사회의 가슴 아픈 일 중에 하나일 것이다.
기대이상의 전시성과
내심 남을 것을 걱정하며 작품을 보냈었는데, 의외로 가볍게 돌아올 수 있었다. 일주일간의 짧은 전시일정이었지만 연일 많은 교포와 현지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미국에서는 대개의 전시가 2주에서 4주정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기대이상의 성과를 얻는 데는 현지 언론사와 관계기관에서 홍보를 지원해준 점이 적잖은 도움이 됐다. 갤러리3에서 전시준비를 적극적으로 해준 덕분이다. 또한 실용도자를 중심으로 기획한 점이 주요했으며, 한국적 상차림의 디스플레이도 한몫했다. 아무쪼록 갤러리3와 제2의 전시를 약속하며 밝은 표정으로 작별할 수 있었다.
갤러리3의 소개
2002년 12월 문을 연 갤러리3는 재미교포인 손청, 함철웅(사진작가)부부가 운영하며, 우리 민족고유의 문화와 미감을 교포와 현지인들에게 소개해왔다. 주로 역량 있는 한국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해왔으며 도자, 섬유, 종이조형, 사진, 조각, 판화 등 다양한 전시를 기획했다.
이외에도 사진교실, 조각보교실, 차특강, 판소리, 째즈공연 등 틈틈이 흥미로운 프로그램들을 선보이고 있는 매력적인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우리그릇 초대전 출품작가 - 박종훈, 김윤동, 김태호, 정영, 이동하, 정호진, 장영필, 강민수, 백소연, 이승표, 라기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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