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로고

Top
기사 메일전송
이학수의 옹기종기 이야기(5) 옹기도구 이야기
  • 편집부
  • 등록 2005-02-25 01:31:02
기사수정
송구영신送舊迎新 - 해가 바뀌면 으레히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뭔가를 계획하기도 하고 실천하면서 새해엔 지난해와는 다른 분명한 선을 그어 놓는다. 좋은 일이다. 그러나 아직 새해의 설계가 미진한 채로 있으면 속히 아름답고도 실현 가능한 다짐들이 수레질로도 나타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쳇바퀴 타래를 중심으로 옹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제작도구들이 필요하다. 물레 방망이 수레 도개 안근개 바깥근개 밑가새 목가새 물가죽(두꺼운 것, 얇은 것) 공그레 개질통 등이다. 물레는 수동물레와 전기 장치의 자동물레가 있다. 수동물레로는 손물레, 발물레(쇠판 물레, 옹기 성형용 나무 물레)가 있으며 자동은 모터가 달려 있어서 발로 밟는다든지 손으로 조작하면 전기의 힘에 의해 저절로 돌아가는 물레를 말한다. 그러나 여기서 주목할 것은 옹기 제작과 관련하여 발로 돌리는 나무물레인데 이 물레는 가운데 축을 중심으로 질(점토, 흙)을 얹는 위판과 발로 돌리는 아래판으로 구성되어 있다. 위판의 지름이 50~60cm정도이다. 또 중심축과 판 사이에는 베어링이 끼워져 있어서 발로 차거나 끌어당길 때 수월하게 돌아간다. 다음은 방망이. 이 도구는 옹기 바닥을 만들 때 쓰는데 원형의 두께도 두드려 조절하며 매끄럽게도 한다. 빨래할 때 두드리는 것과 비슷한데 손잡이가 높고 길다. 이는 두드릴 때 흙이 손에 묻지 않고 손목에 적당한 힘으로 무리가 가지 않도록 고안된 것이다. 또 밑바닥에 홈이 나있는데 이것은 두드릴 때 방망이에 흙이 묻어나지 않게 함이다. 밑가새는 넓적하게 늘려놓은 바닥의 크기가 정해지고 표시된 부분에 밑가새를 대고 잘라내는데 쓰는 도구이다. 소나무로 만드는데 양날의 칼처럼 예리하게 깎아서 사용한다. 또 완성한 기물의 밑부분을 다듬을 때에도 밑가새를 대고 잘라낸다. 가새는 가위의 사투리로써 자르는 도구로 이해하면 되겠다. 목가새는 기물의 목부분을 자를 때 쓰는 도구이며 이 역시 예리한 칼처럼 만들어져있는데 작은 기물의 전이나 굽을 다듬을 때 사용하는 도구이기도 하다. 수레와 도개는 같이 설명되어야 하겠다. 기물의 벽면을 두드릴 때 쓰는데 수레로는 기물의 바깥면을, 도개는 기물의 안쪽을 맞두드릴 때 사용한다. 수레는 마치 부채 같아서 부채라고도 하는데 두드리는 양면이 있는 넓적한 도구이다. 소나무로 만들며 넓은 면의 한쪽은 홈을 파고 반대편은 무늬 없이 반듯하다. 끝은 일자형 직선으로 되어있고 손잡이가 있다. 도개는 바닥면이 둥글게 되어있고, 약간의 경사가 나 있다. 이는 두드릴 때 기물 안쪽면이 잘 접착되도록 만들어진 것이다. 수레와 도개는 항상 같이 쓰이는 연장이다. 타래작업이 끝나면 수레질이라 하여 이 두 도구를 이용하여 맞두드리는데 먼저는 수레의 홈이 있는 부분으로 두드린 후, 두 도구로 기물의 안팎을 훑어준 다음 두 번째 두드릴 때에는 수레의 반반한 부분으로 두들긴다. 이 두 번에 걸쳐 두드리는 것은 기물의 두께를 조정함은 물론, 배를 불린다든지 할 때 사용하게 된다. 또 그릇벽의 공기도 빼주며 일정하게 두드리므로 기물의 형태도 어느 정도는 잡아주게 된다. 따라서 옹기를 만들 때 없어서는 안되는 아주 중요한 도구이다. 이 두 도구의 사용법만 잘 익혀두면 성형의 절반 이상을 숙지한거나 진배없다. 근개는 안쪽에서 잡고 대어주는 안근개와 기물의 바깥면에 대주는 바깥근개가 있다. 이 연장은 단단한 밤나무나 대추나무로 만드는데 안근개는 비교적 둥글게 생겼고 바깥근개는 마름모형으로 만들어졌다. 이 근개로는 기물의 안팎을 매끄럽게 하는데 필요한 도구이다. 그러면서 기물의 형태를 완전하게 잡을 때 이 도구를 이용하여 완성하게 된다. 요즈음은 자원 재활용 차원에서 깨진 플라스틱이나 단단한 고무 등으로 만들어 쓰기도 한다. 또한 이 근개로 기물을 얇게 할 때에도 사용한다는 사실을 알아두면 좋겠다. 항아리모양이 거의 끝날 즈음에 사용하는 도구가 물가죽인데 이것은 가죽이나 두꺼운 천을 일컫는다. 혹 얇은 천은 겹으로 접어 촘촘히 바느질하여 쓰기도 한다. 기물의 아구리(입부분)를 다듬고 부드럽게 할 때 물을 묻혀 가볍게 잡고 물레를 돌려 전의 형태를 만들어 나간다. 그리고 기물의 목부분을 고를 때에 반드시 이 물가죽을 써서 기형을 잡는다. 제법 큰 항아리나 그릇을 만들 때에 필요되는 도구가 있는데 공그레라고 하는 연장이다. 이 도구의 역할로 보자면 안근개인데 길게 생긴 막대의 끝이 휘어져 있어서 안쪽 손이 닿지 않는 부분을 훑어줄 때 사용한다. 이 연장만 있으면 얼마든지 큰 항아리도 마음대로 만들 수 있는 요긴하게 쓰이는 도구이다. 단단한 감나무는 이 도구의 주 재료이다. 마지막으로 개질통은 작업자의 오른쪽에 놓아두는 물통이다. 이것은 위에 열거하고 설명한 모든 연장을 담아두는 큰 물그릇인데 거의 모든 연장이 나무로 만들어진 것이고 그냥 밖에 놔두면 쉽게 말라버리므로 금이 갈 수 있고, 중요한 것은 기물을 성형할 때 기벽에 달라붙거나 수분이 없어 가벼워서 쓰기에 불편하게 된다. 따라서 사용 후에는 반드시 개질통에 모든 연장을 담가 두어야 한다. 꼭 그렇게 해야 한다. 지금까지 옹기성형에 필요한 연장들과 그에 따른 간단한 설명을 곁들였는데 뭐니뭐니해도 사용자의 손에 잘 맞아야함은 물론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각자가 직접 만들어서 쓴다면 좋을 것이지만 시중에서 구입하여 쓰기도 한다. 다음에는 위에서 한 설명의 미진한 부분들을 잠깐 언급하고 본격적인 제작과정에 들어가기로 하겠다. 필자 이학수씨는 전남 보성 미력면에서 9대에 걸쳐 300여년간 전통옹기를 고집스레 지켜온 미력옹기의 대표이며 중요무형문화재 96호 옹기장 전수자다.

 

기사를 사용하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s://www.cerazine.net

 

0
회원로그인

댓글 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세로형 미코
이영세라켐
02이삭이앤씨 large
03미코하이테크 large
오리엔트
미노
삼원종합기계
진산아이티
케이텍
해륭
대호CC_240905
01지난호보기
월간도예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