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곤 공학박사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자원활용소재연구부 책임연구원
요즘 ‘웰빙’이라는 말은 우리의 의·식·주 모두를 지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다. 건축재료 분야 역시 예외는 아닐 것이다.
집도 사람을 공격한다는데, 어떻게 무엇으로 어떻게 막아낼까?
눈에 보이지 않는 그 무엇인가로부터 보호받기를 원하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망을 상업적 측면에서 절묘(?)하게 이용하는 측면도 일부 있음을 부인하기 어려운 것이 요즘의 현실이다. 다소 과장된 기능을 내세운 갖가지 재료들이 새로운 용어로 포장되어 시대의 유행을 따라 등장하였다. 건축 및 건강재료분야 역시 원적외선과 음이온 효과를 대표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음이온 자체가 가지는 기본적인 기능들이 우리 생활에 미치는 여러 가지 긍정적인 효과는 인정한다는 전제를 둔다. 그러나 건축재료 분야에 음이온 기능을 도입하고자 한다면, 우선 음이온 생성 원인 물질에 대한 검증과 적용방법의 안전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또한 실제 시공하였을때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과학적이며 객관적인 충분한 기능성과 혹시라도 있을지도 모를 역기능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비록 늦은 감은 있지만, 꼭 필요한 시점이다.
대기 중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음이온은 우주선(宇宙線)이나 방사선(Radiation) 등이 공기 중의 분자와 충돌하면 이들 분자에서 전자가 방출되고. 이 방출된 전자는 공기중의 분자(산소, 질소, 이산화탄소 등)에 흡착되어 음이온이 된다고 하며, 실제로는 공기 중의 물분자와 결합하면서 안정된 상태로 존재한다고 한다. 또한 레나드 효과 및 탄소동화작용과 방사성 물질 등에 의하여도 음이온이 생성된다고도 알려져 있다.(출처 : www. water-air.com)
즉 음이온 자체가 어느 특정물체에서 방출되는 경우보다는 주로 일종의 방사선에 의해서 공기 중의 분자나 원자가 이온화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방사선(Radiation)을 낼 수 있는 여러 가지 장치나 재료를 이용하면 음이온을 인위적으로 생성시킬 수가 있다. 이러한 음이온은 실내공기질 개선을 위한 공기청정기나 음이온이 인체에 미치는 여러가지 긍정적 효과를 이용한 건강보조 기능에 많이 이용되고 있다.
그러면 건축재료로 사용되고 있는 광물들에서 방출된다고 하는 음이온은 무엇이며, 어떤 목적으로 사용할까?
우선 광물들에서는 음이온 자체가 방출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다. 그러면 어떻게 광물에서 음이온이 나오는 것처럼 보일까?
광물에서 방출되는 음이온을 측정하기 위하여 흔히 접촉식 ion-counter를 사용한다. 광물에서 방출되는 방사선이 공기중의 수분을 포함한 여러 원자나 분자와 반응해 만들어지는 것을 측정하는 것으로 1㎠ 당 음이온으로 이온화된 숫자를 나타 내는 방식인데, 방출되는 방사선 중 특히 베타선도 역시 음이온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이론적으로는 물론 베타선 역시 방사선의 일종이므로 자연계에서 일어나는 음이온 생성원리처럼 실내 공기 중에 존재하는 공기의 구성 원자나 분자를 이온화시켜 실내 공기 중 음이온의 비율을 어느 정도 높일 수도 있다. 그러나 실내라는 특수상황 때문에 실외에서 일어나는 상황과는 다르다. 즉 실내에서는 베타선을 낼 수 있는 방사성 물질이 실내에 존재하여야 한다.
음이온은 방출되는 것이 아니라 재료에서 방출되는 방사선에 의하여 생성되는 것이므로, 순수 음이온의 개수는 방사능 물질의 함유량에 비례한다고도 볼 수 있으며, 특히 베타선이 많이 방출되면, 마치 음이온 생성량(방출량)이 많은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예를 들면, ion-counter에 의하여 음이온이 1000~1500개 정도로 측정된 광물들 중 일부는 방사능물질이 일반적인 자연 상태 보다 적게는 10배에서 많게는 100배 가까이 함유되어 있는 경우도 많다.
실내 건축재료에 사용하는 음이온 생성 원인 물질로는 희토류 광물인 모나자이트 등이 주로 사용되며, 우라늄과 토륨 등을 함유한 광물도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음이온 생성원리가 자연계에서나 실내에서나 모두 같지만, 자연계에서는 음이온 생성 원인 물질로 자연계에 존재하는 방사선이 이용되지만, 실내에서는 자연계에 존재하는 방사선보다 더 많은 방사선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그래야만 더 많은 음이온을 생성시킬 수 있거나 혹은 더 많은 음이온이 방출되는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서) 인위적으로 방사선을 낼 수 있는 방사능 물질을 사용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만큼 사람 가까이에 방사능 물질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감안하여 근래에는 500~600개 등 1000개 이하로 조합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사용하는 재료에서 측정한 음이온의 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인식이다. “과연 그럴까?”는 방출되는 방사선의 양과 이것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세밀한 검토 후에 내려야할 결론일 것 같다.
그러면 왜 실내 건축재료에 ‘음이온 효과’라는 것을 도입했을까?
실내 공기는 각종 유해물질로 오염되어 있고, 이에 대한 경각심은 모 방송사의 프로그램에 의하여 상당히 고취되어 있다. 유해물질의 양이 많기 때문에 실내에서는 자연적인 방법으로 제거가 곤란하여 대기 중에서 “음이온이 많은 곳은 공기가 맑다”라는 데서 착안하여 음이온에 의한 공기 청정 원리를 실내로 도입한 것으로 보이며, 또한 음이온 자체가 인체에 미치는 긍적적인 효과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어 그런 것 같다.
요즘 새집증후군 원인물질인 포름알데히드나 휘발성 유기화합물 등을 제거하는데 음이온 효과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실내건축용 내장재로 기능성이란 이름이 붙여진 몰탈류나, 벽돌, 타일 등에 모나자이트나, 우라늄과 토륨등이 함유된 광물을 분말상으로 가공하여 ion-counter로 약 1,000개 정도 음이온이 검출 될 수 있도록 혼합한 형태로, 유해가스 제거율 몇 %, 음이온 방출량 몇 개 등으로 포장되어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에서 방출되는 방사선에 의하여 이온화된 물질이나, 방사선 자체가 새집증후군 원인물질인 포름알데히드나 휘발성 유기화합물과 어떤 형태로 반응하여 제거 되는지와의 상관관계는 학술적 차원에서 좀더 연구되어야 한다.
방출되는 방사선의 양이 마치 음이온 방출량인 것처럼 인식하여 음이온 개수를 바탕으로 기능성 효과가 과장되지 않도록 음이온 발생원(방사능 물질 등)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며, 사용하고자하는 목적(용도)에 맞는 새로운 기능성 건축재료로 사용 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저 준위 방사선은 건강에 유익하다는 여러 가지 보고도 있지만, 비록 저 준위라 하더라도 여러가지 유형으로 우리 인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허용선량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이다. 따라서 실내공간에 사용된 건축재료에서 방출되는 방사선(비록 저 준위라 할지라도)에 의한 이온화 과정에서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한지 등을 구체적인 실험적 결과로 부정적인 면과 긍정적인 면을 분명히 나타내기 위한 많은 노력과 “가랑비에도 옷이 젖을 수 있다”라는 우리의 격언을 한번쯤 되새겨볼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이는 실내 건축재료에 ‘음이온 효과’란 개념을 도입한 이유가 웰빙이기 때문이다.
필자약력
공학박사 (강원대학교)
광물분체 제조 및 표면처리 전공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자원활용소재연구부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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