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이천 도예가 양구의 작품·생활자기 전시판매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마케팅으로 고객과 함께 발전
보인행普人行은 ‘보통사람의 길’을 뜻한다. 보인행은 이천의 도예가 양구의 요장명이기도 하고, 양구씨의 도자기브랜드이기도 하다. 서울 삼청동 국무총리공관 건너편에 자리한 ‘보인행’은 양구 도예가의 아내 최정희씨가 운영하는 도자기매장이다. 이름난 갤러리와 앤틱숍, 먹거리 집들로 유명한 삼청동 길을 지나 액자만한 쇼케이스에 백자와 조각보가 보이는 도자기가게 ‘보인행’을 찾았다.
수준 있는 전통 현대 생활도자 작품 전시판매
보인행은 이천요장에 전시판매장과 이곳 삼청동에 매장을 갖고 있다. 지난 8월 문을 연 삼청동 매장은 17평 규모다. 가정집을 개조해 낮은 천장과 마룻바닥으로 마감되어 친근한 분위기다. 전시대 칸칸을 채우고 있는 도자기들은 접시와 반상기 등의 생활자기와 다기세트 화병 커피잔 등 편안한 생활자기들이 주를 이룬다. 이밖에도 양구 도예가가 직접 그리고 도자기로 틀을 만든 프레스코화 대형발 상감청자운학문매병 등 한사람의 작품으로는 놀라울 만큼 다양한 작품이 진열돼 있다.
도예가 양구는 지난 86년 처음 도예계에 입문해 97년 자신의 작업장을 갖게 됐다. 안정된 물레실력으로 지난 2000년 도자기엑스포에서 실시한 물레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이번 가을에는 일본 후쿠시마지역에 초대돼 대형물레 시연을 보였다. 7년 동안 선보인 작품들은 변화무쌍하고 다양하다. 청자 재현작품을 비롯해 자유로운 필치가 살아있는 백자 작품들, 추상적인 이미지를 표현한 대형발, 생활자기, 다기 등을 선보이고 있다.
한번 맺은 인연 놓치지 않는 철저한 고객관리
보인행 매장의 운영자인 최정희씨는 양구씨의 아내이자 매니저다. 처음에는 남편이 하는 일을 지켜보기만 했는데, 이천의 도매상들을 거래하며 배달하고 수금까지 다녀야 하는 도예가들의 현실이 안타까워 적극적으로 돕기 시작했다. 작업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작업하면서 하기 어려운 일들을 전담해 줄 매니저를 원할 것이다. 많은 도예가의 아내들이 이런 부분을 담당하지만 최정희씨는 남다른 면이 있다. 그의 말대로라면 무엇보다 작업하는 사람의 성향을 이해하고 작업자의 작업과정과 결과물의 가치를 인정하기 때문이다.
마케팅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꼽히는 고객관리는 상품 브로셔를 발송하고 특별전, 기획전 등이 열릴 때 전시 안내문, 이벤트 초대문을 보내는 것이 가장 일차적이다. 보인행의 최정희씨는 구매를 했든 안했든 한번 인연을 맺게 된 고객은 지속적으로 관리한다. 특별히 양구 작가를 좋아하고 보인행의 그릇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마니아클럽이라는 멤버쉽을 구성해 더욱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다. 현재 보인행 매니아 클럽회원은 50명 정도이고 이들은 지방에 문화답사를 함께하거나, 모여서 간단한 파티 등을 열기도 한다. 마니아클럽의 구성원들은 작가의 발전방향에 대해 진지한 조언을 하고 서로의 유대를 다진다.
고객이 원하는 수준될 때까지 점진적 발전
최정희씨는 “대부분의 작가들이 판매가 중요하다는 건 인식하지만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될지를 몰라요. 사실 저희도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고객들이 많이 도와주셨고, 어려운 데로 한 가지씩 해결하는 편이에요.” 이천에서 작업하면서 서울 중심부에 매장을 갖고,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기까지 완벽하게 구비해 놓고 손님을 기다린 것은 아니다. “한발한발 나아갈 때마다 무리수를 감안한 결정이었지만, 저희 도자기에 대한 가치를 믿었기 때문에 이외의 것들도 고객이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이끌어 올리고자 합니다.”
매장은 물론이고 브로슈어 제작까지도 늘 경제적 부담이 따르기 마련이지만 안목 높은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그들이 만족할만한 접대를 베풀어야 하고 포장상자, 쇼핑백까지 소홀 할 수 없다. 보인행은 고객들로부터 구체적인 도움을 받기도 한다. 매장인테리어는 인테리어 설계사인 매니아클럽 회원의 도움을 받았고,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운영하는 데에도 또 다른 관련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보인행의 인터넷 홈페이지는 전시 자료들을 꾸준히 업데이트하고, 최정희씨는 회원들의 질문과 인사말에 대해 일일이 답변하며 회원들과 대화의 장으로 이용하고 있다. 홈페이지에서는 보인행의 상품들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지만 판매는 하지 않고 직접 매장이나 요장을 방문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보인행은 지난 추석을 겨냥해 처음으로 기업을 상대로한 홍보를 시도했다. 상품들을 중심으로 원래의 가격보다 많게는 70%까지 저렴하게 할인판매해 어려운 경기에 만족할만한 성과를 얻었다. “도자기는 쓰여져야 하잖아요. 저희가 많이 만들고 저렴하게 판매하는 상품들이 널리 쓰여지고, 그렇게 저희 상품과 작가를 알리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는 도자기마케팅에 있어 중요한 것은 완벽한 모습으로 고객을 만나려고 하지 말고, 고객과 함께 조금씩 이상향으로 발전해가는 적극성과 지속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서희영 기자 rikkii@naver.com
보인행 서울 매장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 63-47
전화 : 02-720-4421
홈페이지 www.boinh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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