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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정
  • 편집부
  • 등록 2004-10-19 22: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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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9.1 - 2004.9.7 통인옥션갤러리 자연에서 온 티팟 글 김진아 _ 홍익대학교 도예연구센터 연구원 17세기 유럽과 아시아와의 중요한 무역품목이었던 차와 티팟Teapot은 유럽인으로 하여금 동양의 문화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였고, 그 결과 다양한 사회·문화적 사건들을 야기시켰다. 이후 400여 년이 지난 지금도 티팟은 그것이 가지고 있는 역사적 의미와 가치, 다양한 상징적 요소들 때문에 작가와 콜렉터는 물론 일반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박은정이 티팟에 흥미를 갖게 된 계기는 우선 그것이 가지고 있는 실용성에서 기인한다. 그는 도미 후 티 파티Tea Party라는 낯선 문화를 접하면서 티팟을 둘러싼 사람들의 관계에 착안하게 된다. 사람들의 손에 들려진 티팟을 서로의 교감을 나누는 도구로 인식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박은정은 티팟을 사람에 비유한다. 특히 팔로 표현되는 물대와 손잡이는 인간이 도자기를 만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주전자와 인간과의 교감을 만들고자 하는 의도를 지니고 있다. 그의 작품은 시각적으로 아름다움과 장식성이 돋보인다는 평을 받는다. 지루하지 않은 형태와 투명한 유약 밑으로 보이는 다양한 색감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작품에는 물고기 새 달팽이 랍스터 뱀 무 선인장 아스파라거스 브로콜리 솔방울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20여 가지의 자연물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 재료들은 고유의 질감과 색을 유지하면서 티팟에서 각 요소의 상징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형태로 변형돼 사용된다. 긴 형태의 아스파라거스나 당근 등은 손잡이나 물대로, 물고기, 선인장 등 부피가 크고 넓은 것들은 몸통으로 표현되는데 그마저도 다른 사물들과 조합되어 그만의 독특한 형태를 만들어내고 있다. 주변의 사물을 무심히 보아 넘기지 않는 박은정의 뛰어난 관찰력이 반영된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형태의 변형은 그의 작품을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실마리가 된다. 슬립캐스팅한 소재들을 자르고 접합하여 완성하는 프로세스는 많은 기술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물론 기술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상당한 공력을 들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그 변형의 과정을 통하여 탄생한 티팟들은 단순한 조합 이상의 상징을 지니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사람으로 비유되는 티팟의 각 요소 - 뚜껑 물대 손잡이 굽 몸통을 자연물로 치환하여 표현하는 것은 자연과 인간을 동일시하는 그의 다분한 의도로 읽혀진다. 또한 그의 티팟이 마치 유전자의 변형으로 태어난 것 같은 기묘한 형상을 하고 있는 것은 자연에 대한 경외심이 드러난 부분이라고 보여진다. 태초에 인간과 자연은 하나였다. 그러나 인간은 진화할수록 자연을 인간에게 유리하도록 만들었고, 그 결과 우리는 지금 많은 부작용들을 보고 있다. 박은정은 자신의 기괴한 티팟을 통하여 이러한 진화의 부작용들을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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