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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실의 ‘풀꽃향기 가득 담은 그릇’ 전
  • 편집부
  • 등록 2004-07-23 22:4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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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6.8 - 2004.6.20 전주공예품전시관 기획관 건강한 일상을 이웃과 함께 글 김순용 _ 자유기고가 아파트 테라스는 그녀가 좋아하는 공간이다. 지난 봄 테라스에서 그림 그리고 싶다고, 유화물감 냄새가 그립다며 캔버스와 물감 사다놓고 봉투도 열어보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뒷 테라스는 하늘이 반이고 낮은 들에 파란 지붕이 멀리 보여 좋고 앞 테라스는 하얀 목련이 손에 잡혀 그것이 좋아 이사했다고 한다. 문득 문득 흙 작업하다가 봄이 되면 연둣빛 이파리 좋아 수채화 생각나고 유화 생각 난다고 그래도 흙 만한건 없다고, 흙에 목숨 걸고 작업 하는 김영실은 흙을 너무 좋아한다. 항상 작업실이 있었으면 하고 바라더니 지난 겨울 시골 텃밭을 다지고 기존의 허름한 작업공간을 부수고 뚝딱 뚝딱 작고 아담한 예쁜 작업실을 만들었다. 그러더니 햇빛 좋을 때 놀러오라며 환하게 웃었다. 웃을 때 김영실은 더욱 수수하다. 그 작업실에서 겨울부터 6월까지 지치도록 작업했다. 남편은 결혼하고 그동안 변변한 선물하나 제대로 해주지 못한 것이 늘 미안하다며 6주년 기념선물로 전시 일정을 잡아 주었다. 6년 전 서민을 대표하는 문화적 산물인 장승을 주제로 조형작업을 한 후 두 번째 연 개인전이다. 장승이나 들꽃은 사람들에게 부담 없이 다가서기에 친근하고 미학적으로 좋은 주제이다. 이번 그릇전은 지난 장승전과 그러한 맥락에서 호흡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가장 서민적인 형태의 그릇으로 이웃에게 다가서고 싶은 것이다. 둥구나무를 한아름 보듬은 사람의 형상과 핀칭한 그릇에 앉힌 사랑초 담은 화기는 오래도록 발길을 멈추게 한다. 또한 수박접시나 쌈접시, 삼족기, 시원한 물국수 그릇은 흙의 원초적 본능을 과하지 않게 가미한 독특한 물레작업이라 하겠다. ‘함박웃음’이나 ‘좋은생각’이란 글씨를 새겨 넣은 사각이나 원형 접시 또한 보는 이로 하여금 희망과 용기를 주고 싶은 메세지를 담은 그릇들이다. ‘사랑이 꽃피는 반상기 세트’와 향꽂이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유약 또한 천연 소나무 재를 수비해 만든 황금 노랑 재유는 따뜻한 정감을 느끼기에 충분했고, 덤벙 담근 분청과 시원한 귀얄의 회청색은 여름 삼베옷처럼 상쾌함을 느낄 수 있다. ‘풀꽃향기 가득 담은 그릇’전은 두 아이를 키워낸 작가의 질펀한 삶과 작업에 대한 열정의 산물이다. 김영실이 추구하는 아름다움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건강한 생활 속에서 나오는 건강한 작업을 말한다. 참다운 아름다움은 생활에 밀접한 아름다움이라야 한다. 호미는 화려하지 않지만 군더더기 없는 심플한 형태와 기가 막힌 쓰임새로 오늘날까지 왔다. 제대로 된 물건은 오랫동안 사람들의 가슴에 남을 것이다. 잘 생긴 그릇 만드는 건 어려운 일이지만 해야 할 일이고 하고 싶은 일이다. 김영실은 참 성실한 작가다. 작가는 그 성실성으로 소박하고 수수하고 가식 없는 작품을 만들어 또 언제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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