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개 구조세라믹업체 대구지역에서 산업군 형성, 섬유산업 공동화로 어려움 겪어
과감한 기술 투자·대체 수요재 개발 활발, 새로운 아이템, 틈새시장 공략에 주력해야
우리나라 구조세라믹산업의 선발주자 역할을 했던 대구지역 구조세라믹업체들이 섬유산업의 사양화와 공동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과감한 기술개발과 투자로 새롭게 거듭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는 업체들이 생겨나고 있다.
대구지역 구조세라믹업계는 지난 70년대 섬유산업에 들어가는 알루미나 재질의 얀가이드, 라이너 등을 개발, 상품화하며 태평전자요업, 성광세라믹스, 제일세라믹스 등의 업체들을 중심으로 국내 구조세라믹 산업을 개척했다. 이후 이들 업체들을 뿌리로 해서 가지치기해 나온 업체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약 30여개가 넘는 구조세라믹 업체들이 대구권에서 구조세라믹 산업권을 형성해왔다.
그러나 90년대 이후 대구지역 섬유산업이 사양화 되고 중국으로 공장을 이전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섬유기계용 부품을 생산하던 이 지역 대부분의 구조세라믹업체들도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이 지역 업체들은 새로운 아이템 개발과 기술 투자에 나서기도 했으나 몇개 업체를 제외하고는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이는 기존 제품의 수요가 감소하면 대체 수요를 찾아야 하는데 대부분 높은 기술력과 설비투자가 요구되는 것이어서 이 지역 업체들에게는 무리였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이들 업체들은 설비투자나 기술개발 필요 없이 기존의 라인으로도 생산이 가능한 제품들을 주로 생산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지난해 이 지역의 업체들은 원적외선 매트용 바이오세라믹 제품의 생산에 주력하여 나름대로 수익을 올렸다는 것이 업계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올해에는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태평전자요업 세라믹사업 접고
상호세라믹은 첨단업체로 변신 ‘성공’
이 지역의 대표적인 업체인 태평전자요업이 최근 세라믹사업을 접은 것은 현재 업체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이 어느 정도인가를 나타내준다.
그러나 이 같은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상호세라믹 등 일부 업체들은 과감한 투자와 기술개발로 변신에 성공하여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상호세라믹의 경우 주력 제품이던 섬유기계용 얀가이드의 생산비중이 현재 10% 수준으로 줄었고, 대신 마그네트론 세라믹과 광페룰, 파워 인덕터 등 첨단 세라믹 부품이 주력제품이 되었다. 이 회사는 지난 97년부터 광페룰 등 첨단 기술개발에 주력했고, 약 30억원 가량을 신규설비에 투자했다고 한다. 그 결과 현재는 광페룰의 매출비중을 30%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구조용 세라믹 제품 시장의 전망이 불투명한 것은 사실이지만 특수한 제품의 경우 전망이 밝은 것도 있다. 이러한 제품들을 개발하여 생산하면 구조세라믹 업체들도 얼마든지 발전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또한 “구조세라믹업체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협회나 조직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지역의 한 구조세라믹업체 관계자는 “어렵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30여개의 업체들이 남아있다. 이들 업체들은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가지고 가공분야 등 틈새시장을 공략하면서 남아왔다. 이들 업체들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이나 설비 수준에 맞는 아이템을 개발할 수 있다면 앞으로도 대구지역 구조세라믹업체들은 명맥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며 이 지역의 현황과 전망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朴美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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