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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 등, 금속 30종 한 데 섞는 ‘현대판 연금술’ 개발
  • 이광호
  • 등록 2025-12-04 09: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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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 등, 금속 30종 한 데 섞는 ‘현대판 연금술’ 개발


- 상온에서 1분 만에 다성분 금속 나노구조체 합성

-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활용한 신개념 합성 전략


탄산수를 이용해 30가지의 금속원소를 포함한 나노물질이 형성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모식도. (자료제공: UNIST)


30종에 이르는 금속 원소를 탄산수에 섞어 1분 만에 복합 나노 입자를 합성하는 현대판 연금술이 현실이 됐다. 물속 녹아있는 이산화탄소가 금속을 한데 묶는 연결고리 역할을 한 덕분이다. 


UNIST(총장 박종래)는 신소재공학과 조승호·이석빈 교수와 반도체소재·부품대학원 김정환 교수팀이 독일 쾰른대학교, 미국 퍼듀대학교 연구진과 함께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30종에 달하는 금속 원소가 혼합된 ‘초고엔트로피 나노 소재’를 1분 만에 합성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2월 4일 밝혔다.


고엔트로피 소재는 5가지 이상의 금속이 섞인 소재로 단일 금속보다 내구성과 촉매 활성 등이 뛰어나 배터리, 반도체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는 소재다. 하지만 금속 원자들이 저마다 크기가 다른 탓에 여러 종류를 한 번에 섞으려면 수천 도(℃)의 고온과 고압이 필요했다. 이는 생산 비용을 높이고 대량 생산을 가로막는 주된 원인이 된다. 


연구팀은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상온·상압에서 이를 손쉽게 합성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산화탄소가 물에 녹으면 탄산 이온(CO₃²⁻) 상태로 바뀌는데, 이 탄산 이온이 서로 다른 금속을 이어주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원리다. 


제조 과정은 간단하다. 물에 이산화탄소 가스를 주입해 탄산수를 만든 뒤 수산화물(OH⁻)을 첨가하면 물속에 녹아있던 이산화탄소가 금속과 결합하기 쉬운 탄산 이온으로 변한다. 이 상태에서 30종의 이온 상태 금속 원료가 담긴 용액을 붓고 1분간 저어주면, 탄산 이온이 다양한 금속 이온들을 순식간에 하나로 연결해 가루 형태의 나노 소재가 합성된다. 


연구팀은 이 방식으로 영구자석용 희토류 금속인 네오디움(Nd)과 전이 금속인 구리, 철 등 최대 30종의 금속이 섞인 ‘금속 탄산염 나노 입자’를 합성했다. 결정 내 혼합 구조를 예측하는 기존 법칙 따르면, 원래 직경이 큰 희토류 금속과 직경이 작은 전이금속은 잘 섞이기 어렵다. 


또 합성된 물질을 전자현미경 등으로 분석해본 결과, 일반적 결정과 달리 장거리 규칙성이 없는 독특한 구조가 관찰됐다. 


이석빈 교수는 “이러한 무질서 구조는 촉매 반응이나 에너지 저장 효율을 높이는 데 유리할 수 있다”며 “이번 합성 기술을 바탕으로 수소 생산용 촉매, 이차전지 전극 소재 등 다양한 소재 조합을 탐색하고 개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승호 교수는 “고온·고압의 가혹한 환경에서만 가능했던 다성분 금속 합성을 상온의 물속 이뤄내어 제조 원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뿐만 아니라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저감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후속 연구를 통해 조성의 제한이 전혀 없는 소재 합성법을 개발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독일 쾰른대학교 화학과 산제이 마투르(Sanjay Mathur) 교수와 미국 퍼듀대학교 신소재공학과 하이옌 왕(Haiyan Wang) 교수팀과 함께했으며, UNIST 신소재공학과 김미리 연구원, 김민지 박사, 퍼듀대학교 신소재공학과 이즈 장(Yizhi Zhang) 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이번 연구는 UNIST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UNIST 이노코어 (InnoCORE) 프로그램,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연구결과는 나노 과학·기술 분야의 저명 국제 학술지인 ‘나노 레터스(Nano Letters)’에 11월 21일 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Ceramic Korea (세라믹뉴스)=이광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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