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열린 ‘글로벌소재부품산업대전’에서 유난히 관람객이 많아 눈에 띈 부스가 있었다. 세라믹 판 위에 놓인 물체가 반쯤 떠서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었고, 다른 세라믹 판에는 뿌려진 물이 순식간에 흡수되고 있었다. 마술 같은 광경에 관람객들은 눈을 떼지 못했다. 이 일련의 쇼는 ‘나노템코리아(대표 정재승)’에서 자사 신기술인 ‘에어로픽스(aero Fix)’를 효과적으로 소개하는 방식이었다. 전시회에서 선보인 ‘에어로픽스’기술은 다공질 세라믹 진공 흡착판과 에어부상 유닛에 적용돼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 다양한 공정에 사용될 수 있는 기술이다.
나노템코리아의 안목으로 발굴해 낸 아이템
다공질 세라믹 가공기술인 ‘에어로픽스(are Fix)’는 일본 나가오카 기술과학 대학 벤처기업인 나노템사에서 처음 개발되었다. 새로운 발상으로 만들어낸 에어로픽스 기술은 진공흡착, 에어부상 공정에 적용되어 기존 공정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지만, 일본에서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일본과 주로 거래하는 무역회사에 다니며 나노템사의 ‘에어로픽스’ 아이템을 접한 나노템코리아 정재승 대표는 이 아이템의 진가를 알아봤다. “디스플레이나 반도체 공정에서는 높은 정밀도와 고성능을 가진 진공흡착 기술이 요구되는데, 거기에 부합하는 기술이 에어로픽스였습니다.” 에어로픽스가 우리나라 시장에서 가능성 있다고 판단한 정재승 대표는 2009년, 일본 나노템사의 한국 총판 대리점인 키메이 티엔씨사를 설립해 에어로픽스를 국내에 보급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등의 AM OLED, Flexible Display 공정에서 에어로픽스 제품이 적용된 것이다.
점차 국내 수요가 많아지자 정재승 대표는 과감히 투자를 단행해 2013년, 100% 국내 출자된 ‘나노템코리아’ 별도 법인을 설립했다. 정재승 대표는 “일본보다 국내 에어로픽스 제품 매출이 훨씬 높아 일본 나노템사도 기술 전수에 매우 협조적”이라며 “해외에서 활성화되지 않은 아이템을 국내에 적용시킨 사례가 ‘에어로픽스’ 아이템”이라 설명했다. 최근엔 ‘에어로픽스’ 제품의 50%이상을 나노템코리아에서 OEM 방식으로 제작해 국내외 고객에게 공급하고 있다.
국내 유수의 대기업이 주목하는 에어로픽스 기술
에어로픽스 기술로는 ‘다공질 세라믹 진공 흡착판과 에어부상 유닛 제품’을 제작한다. 독자적 세라믹 소결 기술로 주제와 조제의 공정반응을 조절해 소결성을 제어하기 때문에 워크시트에 최적한 기공크기 및 기공률을 조정할 수 있다. 진공 흡착판은 제조공정 시 완전소결하기 때문에 내부로부터 분진발생 걱정이 없다. 모든 제품은 주문에 맞춰 사양, 사이즈, 형상맞춤제작이 가능하다. 업계 최초로 롤 타입(Roll Type) 장비도 생산해 내고 있다.
에어로픽스 진공 흡착판은 홀사이즈가 2㎛으로 박막필름, 글라스 등의 민감한 소재에 흡착자국과 스크래치를 남기지 않는다. 기존 알루미늄, 스테인리스 흡착면에서 나타날 수 있는 변형이나 틀어짐 현상도 나타나지 않고 고성능 고밀도의 균일 흡착이 가능하다. 현재 삼성 디스플레이의 갤럭시 시리즈 제품이 ‘에어로픽스’진공흡착판을 거쳐 생산되고 있다.
에어로픽스 에어부상 유닛은 기존 카본계열 유닛과 달리 Set up, 공압제어, 조정이 간단해 복잡한 공업 제어가 필요 없이 사후관리가 쉽다. 낮은 열전도율로 공급에어의 온도 차에 의한 얼룩 문제 등의 발생이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기존 카본제품은 분진으로 표면에 검은 가루가 묻어날 수 있지만 에어로픽스 에어부상 유닛은 완전 소결로 생산되어 분진 발생 및 오염이 없고 표면저항이 약 1*108Ω/sq이어서 정전기 발생억제 및 제거 효과가 있다.
나노템코리아는 에어로픽스 제품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국내외에 기술을 따라 한 다공질 세라믹 업체와 제품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 에어로픽스 기술을 따라올 기술력을 가진 업체는 없다. 정재승 대표는 “에어로픽스 세라믹판은 완전소성 방식으로 생산하지만, 타사들은 기술부족, 생산코스트, 생산일 단축 등의 문제로 열압착 프레스를 사용한다”며 “이런 제품은 세라믹입자가 떨어져 분진이 생기거나 크랙, 깨짐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조심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신공장 설립으로 제품 전량 국내 생산 목표
나노템코리아는 자체 투자와 일본 나노템 사의 기술·자본 투자를 이끌어 ‘에어로픽스’ 전제품을 전량 우리나라 공장에서 생산, 진행하여 전 세계로 수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에어로픽스가 디스플레이 업계뿐만 아니라 반도체 및 태양전지, 인쇄분야, 로봇반송장비 등 첨단산업의 민감한 워크를 취급하는 여러 분야에서 진가를 발휘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현재 매출액의 20% 이상을 R&D 분야와 생산성 향상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아직은 첨단산업계에 에어로픽스 아이템이 넓게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아이템을 접하신 분들은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공정 내 불량률 감소, 양산 코스트 절감,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며 제품을 높게 평가합니다.” 정재승 대표는 제품에 자신이 있으므로 홍보만 잘 된다면 에어로픽스 시장이 넓어질 것이라 확신했다.
이에 대비하여 OEM 방식으로 제품을 제작하는 현 부천 테크노파크 공장을 R&D 전용 센터로 활용하고 경기도 내에 공장용지를 구매해 생산장비 투입, 생산시설 확충을 통해 신공장 설립할 예정이다. 신공장 설립되면 ‘에어로픽스’제품의 국산화 효과와 수출증대, 인원고용창출 효과 등이 기대된다.
주학님기자 juhn2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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